3개월 간 회의실적이 전무했던 경찰위원회가 드디어 정상화됐다. 하지만 늑장인사에 대한 경찰청의 해명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고 있다.
지난 17일 경찰위원회는 비상임위원 임명과 함께 최병덕(59) 법무법인 동인 대표변호사를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홍익태 경찰청 차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성낙인 전 위원장의 사임에 따라 검증절차가 미뤄졌다”며 “시급하고 중요하지 않은 심의ㆍ의결 문제는 상임위원과 경찰청장이 함께 의결 등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성 전 위원장 사임에 따라 인선이 오래 걸린 거 말고는 특별한 사안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특별한 사안’이 아니라는 해명은 경찰위원회의 역할을 망각한 발언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경찰위원회 심의ㆍ의결이 형식적 요식행위에 그친다는 지적도 많았다. 또 경찰행정을 사후승인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8월 1일 성 전 위원장은 서울대 총장으로 선출된 뒤 사표를 제출했다. 5명의 비상임위원도 같은 달 10일 임기 만료가 예정된 상황이었다.
이에 경찰은 5명의 위원에 대해 이미 지난 6월 25일 3배수의 후보군을 안전행정부 장관에 보고하고 청와대에 임명제청이 이뤄졌다. 또 성 전 위원장 사퇴 후 보궐 후보자 임명제청도 8월6일에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청와대가 5개월 가까이 인사공백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럼에도 ‘특별한 사안’이 아니라는 경찰청의 해명은 과도한 눈치보기로 보일 수밖에 없다.
경찰위원회는 경찰의 정치적 중립과 민주성 확보를 위해 지난 1991년 7월 경찰법에 근거해 안행부에 설치됐다. 경찰청장 임명제청 동의권은 물론 주요 치안정책에 대한 심의ㆍ의결을 담당한다.
이번 늑장인사는 현 정부가 경찰위원회의 기능을 얼마나 가볍게 보느냐를 방증한다. 또 위원회 공백상태에서 치안 정책 심의ㆍ의결에 문제가 없었다면, 경찰위원회의 존재 의의가 의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각종 정부 산하 위원회가 있으나마나한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것은 꾸준히 반복돼 온 지적이다. 새 경찰위원회는 이번 논란을 존재 의의를 찾는 반면교사의 계기로 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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