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오늘은 두레 노동을 하는 날/ 안데스 고원의 감자 농사는 숨 가쁘지만/ 옥수수 막걸리 치차를 돌려 마시며/ 잠시 만년설 바람에 땀방울을 씻는다/ 힘들 때 서로 기대는 인정이 살아있고/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관계가 살아있기에 /거친 일터에서도 젊은 남녀의 노래 소리와 풋풋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기쁨이 없고 노래가 없는 노동은 삶이 아니지요. 그라시아스 알 라 비다. 내 삶에 감사합니다.” (박노해의 글)
잉카 문명의 발상지, 마추픽추의 나라 페루가 최근 더욱 유명해진 건 케이블채널 TvN의 ‘꽃보다 청춘’에서 세 남자의 여행기 때문이다. 낯선 땅에서 삶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일은 비록 여행이라는 비일상이 선물한 일시적 단꿈일지라 하더라도 우리의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전기(轉機)가 된다.
해발 4500m 척박한 고원에서 토종 씨감자를 키우며 사는 농부들에게 노동과 삶은 늘 눈물겹다. 식민 지배가 이식시킨 인종차별과 가난의 악순환에 짓눌리는 원주민 두레꾼들에게 옥수수 막걸리 ‘치차’ 한 잔을 나눠 마시는 일은 서로의 피와 땀을 섞는 일에 다름 아니다. 거친 일터에서는 노랫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뻬로(Peroㆍ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라시아스 알 라 비다(Gracias a la vidaㆍ삶에 감사합니다)”.
페루 노동자들의 일과 삶을 포착한 시인 박노해의 사진전 ‘그라시아스 알 라 비다’가 21일부터 종로구 부암동 라카페갤러리에서 열린다. 전시는 2015년 3월 18일까지. (02-379-197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