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국회의원 아파트 재산 분석 발표

105명은 가족재산 고지 거부

“은닉 여부 철저히 검증해야”

文정부 이후 아파트값 채당 5.8억원 상승

“대선 후보들, 공직자 윤리강화 차원에서

시세 신고·고지거부 폐지 공약해야” 촉구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연합]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지난해 신고한 국회의원들의 아파트 재산이 62% 가량 축소됐고 의원 중 36%는 가족 재산고지를 거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발표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국회의원 아파트 신고 재산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지난해 퇴직하거나 사퇴한 의원을 제외한 294명을 대상으로 공직자 재산공개 관보와 뉴스타파 공직자 재산 데이터 등을 활용해 재산과 고지거부 실태를 조사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의원 아파트 재산 신고가액은 총 1840억원이며, 1인 평균 8억7000만원이다. 그러나 조사 결과 당시 시세는 총 2975억원이며, 평균 14억1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의원들의 아파트 재산 신고액은 실제 시세의 62% 수준으로 총 1134억원, 1인 평균 5억4000만원이 축소 신고됐다. 아파트 한 채당 기준 신고가액은 7억원이지만 시세는 11억5000만원으로 나타나 4억4000만원이 축소 신고된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결과 아파트 재산을 가장 많이 축소 신고한 의원은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의 아파트 재산 신고액은 지난해 3월 기준 81억8000여 만원이지만 시세는 132억8000여 만원으로 50억9000여 만원가량 축소신고됐다.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의원들이 신고한 아파트의 가격 상승 현황을 조사한 결과, 아파트 한 채당 평균 가격은 7억1000만원에서 5억8000만원(82%)이 올라 12억9000만원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5년간 소유권 변화가 없다면, 아파트 보유만으로 수억의 시세차액을 누릴 수 있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의원 294명 중 36%인 105명이 가족 154명의 재산고지를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지거부 사유로는 독립생계 유지(132명)가 가장 많았고, 타인 부양(17명), 기타(5명)의 순이었다. 재산고지를 거부한 의원 가족 중 부모가 1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자녀는 50명, 손주 등 기타는 4명이었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51명이 가족 73명, 국민의힘 의원 45명이 가족 67명의 재산고지를 거부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부모와 장차녀 등 4명으로 가장 많은 가족의 재산고지를 거부했다. 같은 당의 홍준표·추경호 의원이 가족 3명의 재산고지를 거부해 그 뒤를 이었다.

의원과 배우자 명의로 재산신고된 주택·오피스텔의 지역별 분포 현황을 보면 신고된 총 305채 중 52채(17%)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25개구에 위치한 주택·오피스텔 수는 141채로 전체의 46%에 달했다. 경기·인천에 위치한 주택·오피스텔 수도 76채로 서울의 절반 수준이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는 ▷영남 44채(14%) ▷호남 18채(6%) ▷충청 17채(6%) ▷강원·제주 각 4채(1%) ▷해외 1채(0.3%) 등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의원들이 수도권 중심으로 주택,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수도권 과밀방지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현행 공직자 재산신고제도는 재산실태를 정확히 드러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고지거부 등을 통해 은닉할 여지마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경실련은 투명한 국회의원 재산신고를 위해 ▷지난해 12월 시세 기준 부동산 재산 신고 ▷다주택 보유자 ▷여당의 다주택 매각 서약 이행 등을 촉구했다. 아울러 투명하고 정확한 공직자 재산신고 제도를 공약으로 삼고, 후보자 등록 시 재산 축소신고하지 말 것을 대선 후보들에게 촉구했다.

경실련은 “공직자부터 부동산을 통해 이윤을 거두려는 욕심을 버리지 않는다면 현재의 부동산 문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며 “공직자들이 국민의 주거안정을 저버리고 권한을 남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할 수 없도록 감시와 견제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