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승소 끌어낸 SKB 조영훈 담당
SKB-넷플릭스 법정 공방 ‘2라운드’ 돌입
“대가 거래 정상화, 인터넷생태계 큰 영향”
대형 콘텐츠사업자, 망사용료를 콘텐츠에
경쟁력 차이 불러 독점적 시장 지배 형성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 법제화 눈앞에
“넷플릭스와 소송, 입법,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은 시장 실패와 불공정한 경쟁을 해소할 수 있는 역사적인 전기가 될 것입니다”
조영훈 SK브로드밴드 커뮤니케이션 담당은 넷플릭스 ‘망 무임승차’ 문제를 놓고 진행 중인 법정 공방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망 사용료를 낼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1심에서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넷플릭스가 항소를 제기하면서 법정 공방 ‘2라운드’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조 담당은 1심 승소를 이끌어 낸 소송전을 물 밑에서 이끈 인물이다. 넷플릭스 소송전과 관련해 SK브로드밴드 측이 언론에 정식 인터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넷플릭스의 ‘망 무임승차’ 문제는 국회, 청와대까지 제도 개선의 공감대가 이뤄진 상황. 사실상 세계 첫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의 법제화까지 눈 앞에 둔 상황에서, 국내를 넘어 세계의 이목이 이번 공방에 집중되고 있다.
▶ “1심서 입장 세 번 바꾼 넷플릭스”=조 담당은 SK브로드밴드가 승소한 1심 과정에서 “넷플릭스가 논리적 모순에 빠진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넷플릭스는 망이용대가를 부담할 수 없다는 논거를 계속 바꿨다. 세 번으로 기억한다”며 “처음엔 망 중립성 원칙에 따라 무료라고 주장했으나 이는 1차 서면기일부터 법원이 의문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조 담당은 “다음엔 접속은 유료고 전송은 무료라고 주장했으나, 접속과 전송의 구분은 현행법에 맞지 않는, 처음 듣는 자의적 구분이었다”며 “끝으로 넷플릭스는 접속은 유료이나, 접속하고 있지 않아 유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넷플릭스의 이같은 주장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 담당은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의 망에 접속해 자신의 가입자와 데이터를 송수신하고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결이었다”며 “결과적으로 1심은 SK브로드밴드의 전부 승소로 끝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가 1심 내내 오락가락하는 넷플릭스의 논거를 거의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가 항소하고 SK브로드밴드가 반소로 맞대응에 나서면서 2심은 두 소송이 병합돼 진행된다.
조 담당은 “반소에서 승소할 경우, 지난 과거의 망이용대가를 반환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망이용대가에 대한 가치를 받아 낼 수 있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나아가 네트워크를 둘러싼 대가 거래의 정상화는 인터넷 생태계에 매우 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무법’ 넷플릭스 키운 시장 실패…세계 주목하는 첫 ‘무임승차 방지법’ ‘눈 앞= 조 담당은 넷플릭스 망 무임승차는 결국 ‘시장 실패’의 결과물이라고 봤다. 시장 실패의 현상은 크게 3가지로 꼽았다.
그는 “경제주체(넷플릭스)가 이득을 얻으면 상대방(ISP)에 비용을 내야하지만, 그게 이뤄지지 않는 다면 사회가 필요로 하는 네트워크 자원에 투자가 안되고, 망이 열악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조 담당은 “CP(콘텐츠 사업자)간의 불공정 환경 역시 시장 실패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힘이 있는 CP는 망사용료를 내지 않아 콘텐츠에 투자할 여력이 생긴다”며 “이는 콘텐츠 경쟁력의 차이로 이어지고 독점적 경쟁력을 가지게 된 CP는 시장을 지배하고 서비스 가격을 올리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돼 시장의 효율이 떨어지고 공정한 경쟁이 저하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시장 실패를 개선하기 위해 행정부의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 현재 국회에는 넷플릭스의 망이용대가 지불 의무를 강화한 10여개의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망 무임승차를 막을 세계 첫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의 법제화를 목전에 뒀다.
조 담당은 “이 이슈는 대통령도 공감을 표했고 여야에 이의가 없다”며 “국내 뿐 아니라 이미 전 세계적으로 시장의 실패가 발생하고 있고 이것이 지속되면 그 피해는 인터넷 생태계와 소비자, 사회가 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발의된 법안들은 이런 시장의 실패를 교정해 효율성과 사회 전체의 효용을 높일 것”이라며 “법안을 내용을 보면 기존 시장의 관행을 반영하면서도 힘의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최소의 의무를 부여하기 때문에 시장의 자율 침해라고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럽 통신사들도 SK브로드밴드의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결국 망 이용료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조 담당은 이번 사례가 공정한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는 역사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담당은 “통신업계는 본연의 안정적인 망운용과 고도화에 충실하고 CP간 역차별도 해소해 공정한 경쟁과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며 “초과이윤을 누리는 CP간의 역차별을 해소하고 넷플릭스를 구독하지 않는 소비자가 요금을 보조하는 시장 실패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제 기술과 산업이 변해 일부 CP는 세계적 규모의 사업자가 됐다”며 “합당한 망 이용대가를 내는 등 글로벌 CP로서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세정 기자
sjpar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