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중인 최윤길 구속영장 발부돼

“범죄 혐의 소명” 수사 진척 인정받은 셈

검찰 수사 ‘50억 클럽’ 여전히 지지부진

진전 보인 곽상도 건도 영장 기각 후 잠잠

“결국 수사로 사실관계 보강해야” 지적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이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이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대장동 개발 과정을 돕는 대가로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금품을 약속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이 구속 수사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이 맡고 있는 ‘50억 클럽’ 수사와 함께 화천대유 관련 로비 의혹으로 묶이지만,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이후 진척도 지지부진한 곽상도 전 의원 수사와 확연히 비교된다.

수원지법 오대석 영장전담판사는 18일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를 받는 최 전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오 판사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최 전 의장은 현재 경기남부경찰청의 수사를 받고 있는데, 이번 사건 수사 중 경찰의 첫 신병 확보다. 검찰과 경찰은 지난해 11월말 수사협의체를 열고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의 중복수사 방지를 위한 방안 등을 협의했고, 검찰은 최 전 의장 사건 등 3건을 경찰로 이송했다.

영장심사를 통해 법원이 ‘범죄 혐의 소명’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경찰의 최 전 의장 수사는 어느 정도 진척을 이룬 게 사실이다. 최 전 의장은 성남시의회 의장이던 2013년 대장동 개발의 시발점이 된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조례안 통과를 주도하고 이후 이를 대가로 화천대유에 근무하면서 성과급 40억원을 받기로 한 혐의를 받는다.

반면 서울중앙지검이 맡고 있는 ‘화천대유 50억 클럽’ 관련 로비 수사는 의혹이 불거진지 4개월이 지났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그나마 화천대유에 근무하다 퇴사한 아들 계좌로 거액의 돈이 입금된 사실이 알려진 곽상도 전 의원 수사가 진전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7주가 지나도록 영장 재청구나 불구속 기소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 검찰은 화천대유가 참여하기로 한 하나은행 컨소시엄의 사업 진행 과정에서 이 컨소시엄이 무산되는 것을 막는 데 곽 전 의원이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대장동 사업자 선정 관련 경쟁 컨소시엄에 자회사를 참여시킨 H건설 측이 하나은행 측에 ‘화천대유와의 컨소시엄을 무산시키고 함께 하자’는 취지로 제안하자,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곽 전 의원에게 이야기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부탁했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은 앞서 구속영장 청구서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했는데 법원은 “구속의 사유 및 필요성·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했다. 구속영장 발부의 기본 요건부터 인정되지 않았던 셈이다. 곽 전 의원은 당시 영장심사를 마친 후 “정확하게 청탁 과정 경위라든가 일시, 장소 등이 심문 과정에서도 나오지 않는다”며 “검찰은 제가 김정태 회장한테 부탁했다고 생각하는데 그 근거가 뭐냐 하니까 ‘김만배 씨가 과거에 그런 이야기를 남욱 변호사에게 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거 외에는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장동 수사 핵심 자료로 쓰인 ‘정영학 녹취록’에는 김만배 씨가 곽 전 의원을 여러 번 언급하는 대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한국일보 관련 보도에 따르면 녹취록에는 김씨가 정영학 회계사에게 곽 전 의원 아들 곽모씨와의 대화를 전한 내용이 담겼는데, 곽씨가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을 어떻게 할 것인지’ 물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동안 화천대유 측이 산업재해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했다고 한 해명과는 다른 내용이다. 녹취록에 담긴 대화들이 실제 있었는지, 곽씨 계좌로 실제 입금된 돈의 명목이 무엇인지 등은 검찰이 규명해야 할 숙제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결국 사실관계를 보강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