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부터 21일까지 검사장급 임용 지원 접수

검사들 격앙 “중대재해 외부 전문가 실체 있나”

특정인사 염두 절차 의심도…“또 민변 오나”

박범계 법무부 장관 [연합]
박범계 법무부 장관 [연합]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법무부가 산업재해 분야 전문가에 대한 검사장(대검검사급) 공모 방침을 밝혔다. 법무부 정책부서가 아닌 일선 검찰청 검사장을 외부에서 수혈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검찰 내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법무부는 21일 오후 6시까지 검사장급 경력 검사 신규 임용 지원서를 접수한다. 박범계 장관이 최근 여러 차례 강조한 중대재해·산업재해·산업안전·노동 분야 전문가를 1명 뽑는다는 방침이다.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2월 중 최종 선발할 계획이다.

전례없던 검사장 공모에 검사들은 격앙된 반응이다. 일선의 한 부장검사는 “어이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검사는 “중대재해 사건 전문가를 선발한다고 하는데, 이번 선발의 가장 큰 문제는 외부 전문가라고 할 실체가 없다는 것”이라며 “중대재해 사건 전문가는 밑바닥부터 중대재해 사건을 다뤄보고 수사하고 기소하고 공소유지한 검사지, 외부 변호사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중대재해는 흔히 공안으로 분류되는데 이런 사건은 검사가 초기부터 지휘를 한다”며 “평검사 때부터 다뤄보고 경험이 쌓이면서 전문가가 되는 건데 어디서 전문가를 찾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한 현직 검사장은 “검찰은 정책 부서가 아니라 수사를 하고 공소유지를 하는 규제 기관”이라며 “수사도 안 해본 사람들을 논문 쓰고 학위 있다고 외부 전문가라고 데려와서 중대재해 사건을 맡긴다고 전문성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산업재해 전문가라고 하면 단순히 공안 검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산업재해 전문가는 이른바 특별수사 전문가들”이라며 “한국의 산재 원인은 토착 비리와 토건 비리의 결합 아닌가”라고 했다.

이번 공모를 두고 검찰 내에선 이미 특정인사를 염두에 둔 절차 아니냐고 의심한다. ‘내부 승진’이던 당초 계획이 돌연 ‘공모’로 바뀌었는데 굳이 현 시점에 외부인 기용 형식으로 검사장 인사를 강행하려는 것 자체가 되레 친 정권 법조인 기용을 위한 수순 아니냐는 것이다. 한 간부급 검사는 “검사들 사이에선 전문가라고 하면서 어디 또 민변 사람 데려오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도 한다”고 했다. 실제 문재인정부에서 외부 공모 절차를 통해 기용된 법무부 간부들 대부분이 민변 출신이다.

이번 공모가 특히 검사들의 의구심을 더욱 키우는 이유는 선발 대상이 검사장급이기 때문이다. 정유미 광주고검 검사는 전날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일선 지원할 인력이 아니라 검사장급 전문가를 뽑는다 하니 절로 고개가 갸우뚱 한다”며 박 장관을 비판했다. 건설, 건축, 산업재해 전담 검사와 수사관을 모아 전담 팀을 꾸리는 식으로 실무 대응을 하면 되는데도 수사 실무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검사장을 선발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냐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엉뚱한 인사를 검찰에 알박기하려는 시도는 아닐테지요?”라고 덧붙였다.

일선의 한 검사는 “예전같지는 않다 해도 여전히 일선 검사들에게 검사장이란 자리는, 15년 20년 열심히 일하고서 나름대로 수사 전문가라고 뽑히는 선망의 자리”라며 “이런 식으로 인사를 하면 누가 열심히 하려고 하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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