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초 초임계 기술로 열분해유 생산

LG화학과 초임계 열분해유 기술을 제휴한 영국 런던 소재 무라 테크놀로지 공장 설비. [무라 테크놀로지 제공]
LG화학과 초임계 열분해유 기술을 제휴한 영국 런던 소재 무라 테크놀로지 공장 설비. [무라 테크놀로지 제공]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LG화학이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 건립에 나선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LG에너지솔루션) 분사 후 친환경 비지니스를 중심으로 신성장동력을 확충하고 있는 것의 일환이다. LG화학은 이를 포함한 재활용, 바이오소재, 신재생에너지 부문에 오는 2025년까지 3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오는 2024년 1분기까지 충남 당진에 국내 최초로 초임계(超臨界) 기술을 활용한 열분해유 공장을 건설한다고 18일 밝혔다. 연 생산규모는 2만t이다. LG화학은 이날 “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을 위한 화학적 재활용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며 “탄소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지속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열분해유는 기 사용 플라스틱에서 추출 가능한 재생 연료로 새 플라스틱 생산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버려진 과자 봉지, 즉석밥 비닐 뚜껑·용기 등 복합재질(OTHER)의 폴리에틸린(PE), 폴리프로필렌(PP)를 열분해한 뒤 가장 초기 연료인 납사를 추출해 석유화학 공정에 재투입하는 방식이다.

당진 공장에는 고온·고압의 초임계 수증기로 혼합된 폐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화학적 재활용 기술이 적용된다. 초임계 수증기란, 온도와 압력이 물의 임계점을 넘어선 상태에서 생성되는 특수 열원을 말한다. 액체의 용해성과 기체의 확산성을 고루 갖춰 특정 물질 추출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또 직접적으로 열을 가하는 기술과 달리 열분해 과정에서 탄소덩어리(그을림) 생성을 억제, 별도의 보수 과정 없이 연속 운전이 가능하다는 특징도 갖고 있다. 약 10t의 비닐·플라스틱을 투입할 경우 8t 이상의 열분해유를 만들 수 있고 나머지 2t의 부생가스는 초임계 수증기 제조 등 공장 운전 에너지로 재사용되는 등 생산성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화학은 공장 건립을 위해 초임계 열분해에 대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영국의 무라 테크놀로지(Mura Technology)와 제휴했다. LG화학은 작년 10월 화학적 재활용 분야의 밸류체인 강화 목적으로 무라 테크놀로지에 지분 투자도 단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무라의 기술 판권을 갖고 있는 미국 글로벌 엔지니어링·서비스업체 KBR(Kellogg Brown & Root)과 기술 타당성 검토를 마쳤고, 공장의 기본 설계를 위한 공정 라이선스 및 엔지니어링 계약을 체결했다.

LG화학은 이번 당진 공장이 본격 가동된 후 실질적인 제품 검증과 향후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추가 증설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열분해를 비롯한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자체 개발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 중이며, 국내 재활용 기술 및 원재료를 확보하고 있는 연구기관,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과의 협력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전세계 화학적 재활용 시장 규모는 열분해유 기준으로 2020년 70만t이다. 올해부터 연평균 17%씩 성장, 오는 2030년에는 이 규모가 330만t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은 이날 “지속가능한 기술·공정 선도 기업들과 협력해 화학적 재활용 설비를 내재화하고 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을 가속화한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며 “친환경 소재·기술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관련 신규 시장을 적극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기반한 지속가능 성장 분야에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중 3조원은 바이오소재, 재활용, 신재생에너지 산업 소재 등에 투자, 석유화학 부문의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