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과일 없어서 못 팝니다” 설날 선물세트 ‘역대급’ 특수
신세계백화점 선물세트 [신세계백화점]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백화점이 명절 선물세트로 역대급 특수를 누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로 설 연휴 고향에 가지 못하는 마음을 선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청탁금지법상 명절에 선물할 수 있는 농·축·수산물 가액이 일시적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10만~20만원대 고가 선물세트 판매도 늘고 있다.

16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 같은 기간 보다 30% 늘었다. 이달 1일까지 사전예약 판매 기간 매출은 지난 설보다 60% 늘었고, 그 중에서도 특히 정육(55.1%)과 수산(78%), 주류(108%) 선물 세트의 반응이 좋았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올해 설 선물세트 특선집의 ‘프리미엄 그로서리 세트’ 품목을 지난해 설보다 50% 늘리고 페이지 구성도 2쪽에서 4쪽으로 늘렸다. 프리미엄 오일 세트는 ‘로렌조 올리브 오일&말레티레냐니 파밀리아 발사믹 50년산 세트’, ‘산줄리아노 비나그룸 그로서리 세트’, ‘사바티노 트러플 오일&솔트 세트’ 등 10품목 이상 구성했다.

“한우·과일 없어서 못 팝니다” 설날 선물세트 ‘역대급’ 특수
현대백화점 선물세트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설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 같은 기간 보다 보다 58.6% 증가했다. 지난해 설과 추석 때도 선물세트 매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올해 설을 앞두고 그보다 매출이 더 오르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예약판매 실적이 지난 설보다 9.1% 신장됐다.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던 2020년 설과 비교하면 매출이 78% 늘어났다. 팬데믹 장기화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홈술의 인기로 주류(35.8%)와 건강·차(42.3%) 관련 상품이 잘 나갔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귀성객이 줄면서 상대적으로 선물의 중요성이 커진데다 지난해보다 설이 열흘 이상 빨라지면서 신년 인사까지 겸하려는 수요가 매출 증가에 한몫했다. 그 덕에 선물세트 구매 객단가도 지난해 설보다 최소 10% 이상 상승했다.

백화점 업계는 이런 추세가 연휴 기간까지 이어지는 본 판매 때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100만∼300만원대의 초고가 한우 세트와 수백만원짜리 고급 와인 등을 한정 수량으로 선보이며 수요 잡기에 나섰다.

아울러 올해 설은 김영란법 개정으로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이 기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 첫 명절이다. 이에 한우와 프리미엄 과일 등 고가 설 선물세트가 올해 구정을 앞두고선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9일 설·추석 기간에 한해 농수산물과 농수산가공품 선물가액 범위를 현행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김영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임호석 롯데마트 마케팅팀장은 "농축수산물 선물 허용액이 20만원으로 상향되고, 코로나19로 직접 방문 대신 고급 선물을 전달하려는 수요도 늘면서 10만원대 선물세트를 찾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