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AM 기반 데이터 저장·연산 수행하는 인-메모리 컴퓨팅 구현

저전력 인공지능(AI) 및 뉴로모픽 칩 기술 지평 확장

AI 반도체 연평균 성장 28.2% 수준…차세대 기술 선점 경쟁

정승철(왼쪽)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 함돈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펠로우, 김상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마스터[삼성전자 제공]
정승철(왼쪽)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 함돈희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펠로우, 김상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마스터[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삼성전자가 사람 뇌처럼 기억과 연산처리가 동시에 가능한 칩 기술을 바탕으로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매년 28% 가량 성장하는 AI 반도체 시장 두고 글로벌 기업간 ‘미래 먹거리’ 시장 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자기저항메모리(MRAM)를 기반으로 한 인-메모리(In-Memory) 컴퓨팅을 세계 최초로 구현, 이같은 연구 결과를 12일(영국 현지시간)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정승철 전문연구원이 제1저자로, 함돈희 종합기술원 펠로우 및 하버드대학교 교수와 김상준 종합기술원 마스터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반도체연구소, 파운드리사업부 연구원들도 공동으로 연구에 참여했다.

기존 컴퓨터는 데이터의 저장을 담당하는 메모리 칩과 데이터의 연산을 책임지는 프로세서 칩을 따로 나누어 구성한다. 인-메모리 컴퓨팅은 메모리 내에서 데이터의 저장 뿐 아니라 데이터의 연산까지 수행하는 최첨단 칩 기술이다. 메모리 내 대량의 정보를 이동 없이 메모리 내에서 병렬 연산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가 현저히 낮아, 차세대 저전력 인공지능(AI) 칩을 만드는 유력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저항메모리(RRAM)와 상변화메모리(PRAM) 등 비휘발성 메모리를 활용한 인-메모리 컴퓨팅의 구현은 지난 수년간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은 연구 주제였다. 하지만 또 다른 비휘발성 메모리인 MRAM은 데이터 안정성이 높고 속도가 빠른 장점에도 불구하고, 낮은 저항값을 갖는 특성으로 인해 인-메모리 컴퓨팅에 적용해도 전력 이점이 크지 않아 그동안 구현되지 못했다.

삼성전자 연구진은 이러한 MRAM의 한계를 기존의 ‘전류 합산’ 방식이 아닌 새로운 개념의 ‘저항 합산’ 방식의 인-메모리 컴퓨팅 구조 아이디어를 통해 저전력 설계에 성공했다.

연구진은 MRAM 기반 인-메모리 컴퓨팅 칩의 성능을 인공지능 계산에 응용해 숫자 분류에서는 최대 98%, 얼굴 검출에서는 93%의 정확도로 동작하는 것을 검증했다.

이번 연구는 시스템 반도체 공정과 접목해 대량 생산이 가능한 비휘발성 메모리인 MRAM을 세계 최초로 인-메모리 컴퓨팅으로 구현하고, 차세대 저전력 AI 칩 기술의 지평을 확장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정승철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은 “인-메모리 컴퓨팅은 메모리와 연산이 접목된 기술로, 기억과 계산이 혼재되어 있는 사람의 뇌와 유사한 점이 있다”며 “이번 연구가 향후 실제 뇌를 모방하는 뉴로모픽 기술의 연구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반도체란 학습·추론 등 인공지능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대규모 연산을 높은 성능·전력 효율로 실행하는 반도체를 뜻한다. 최근 딥러닝을 비롯해 인공지능이 서버, 클라우드를 넘어 모바일, 자동차, 가전 등 전 산업에 확산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은 2020년~2025년 기준 매출이 연평균 성장률 28.2%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한 업체는 없다. 애플, 구글(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자체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AI 엔진을 탑재한 지능형 반도체를 개발했다. SK텔레콤도 최근 AI 반도체 ‘사피온 X330′ 설계 구현 막바지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간 ‘미래 먹거리’ 시장 확보를 위한 기술 경쟁이 점차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ra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