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의 글로벌 공급망
전경련 한미일 對中 수입 의존도 분석
반도체 39.5%·배터리는 93.3%달해
미중 무역분쟁 후 중간재 의존도 높아져
핵심산업 정책지원·공급망 다변화 절실
연초부터 에너지·원자재 리스크와 주요 소재·부품 공급망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우리나라 핵심 산업 수입의 과도한 대중(對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예정된 미국의 중간선거와 중국 공산당 전국대회를 앞두고 미-중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이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가 변동이 국내 기업들의 손실로 고스란히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12일 발표한 ‘한·미·일 대중국 수입의존도 현황과 과제’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의 반도체 대중 수입액은 179억3000만달러, 수입의존도는 39.5%로 조사됐다. 일본(18.3%), 미국(6.3%)과 비교했을 때 수입의존도가 2~6배 큰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중국 현지 공장에 반도체 물량 상당수를 웨이퍼 가공 단계까지 생산한 뒤 한국으로 수입해 웨이퍼를 절단·포장하는 후공정 처리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현지 상황으로 생산 및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 중국 시안에서 코로나19로 지난달부터 전면적인 봉쇄 조치가 내려지자 현지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둔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부터 감산에 들어갔다.
배터리의 대중 의존도는 더 심각한 수준이다. 배터리 대중 수입액은 15억2000만달러로, 수입의존도가 무려 93.3%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일본과 미국의 대중 수입의존도는 각각 66.1%, 43.4%다.
그외 ‘의약품·의약원료품(항생물질)’, 전기차 모터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의 대중 수입의존도도 우리나라가 한·미·일 중 가장 높다. 항생물질의 2020년 대중 수입액은 1억1700만달러, 의존도 52.7%로, 일본(34.2%), 미국(31.2%)에 비해 1.5~1.7배 높다. 희토류의 경우에도 2020년 대중 수입액은 5400만달러, 의존도 52.4%로, 일본(41.1%), 미국(42.9%)을 웃돌았다.
중간재의 대중 수입의존도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한국의 중간재 대중 수입의존도는 2017년 대비 2019년 0.7%포인트 상승한 반면, 일본과 미국은 각각 0.2%포인트, 1.9%포인트 감소했다. 국내 통계(소재부품 정보공급망)를 봐도 한국의 중간재 대중 수입의존도는 ▷2019년 27.4% ▷2020년 28.3% ▷2021년 1~10월 28.3%로, 상승 추세다. 부품·소재의 경우 2020년 대중 수입의존도가 한국 29.3%, 일본 28.9%, 미국 12.9%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한·미·일 중 우리나라만 대중 무역의존도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경련이 무역협회 무역통계 등을 분석한 결과, 미-중 무역전쟁이 발생하기 전인 2017년과 비교해 지난해(1~8월) 전체 품목에서 대중 수입의존도는 3.8%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일본은 0.1%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고, 미국은 4.2%포인트 감소했다. 2017년 한·미·일 3국 중 우리나라(20.5%)가 일본(24.4%), 미국(21.6%)보다 대중 수입의존도가 낮았으나 미-중 무역전쟁을 거치며 24.3%까지 올라갔다.
대중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핵심 산업에 대한 정책 지원과 더불어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미국의 중간선거와 중국의 공산당 전국대회를 앞두고 미-중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에 따른 한국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민·관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한국도 중국 등 특정국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정책적·제도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소현·김지윤 기자
addressh@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