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희 경찰대 교수, ‘치안정책리뷰’ 제73호에 관련 글
“스토킹피해자도 보호명령 신청 가능토록 관련 법 개정 필요”
“스토킹처벌법, 스토킹범위 넓고 가해자 접근 사전차단 부족”
“친밀한 관계서 스토킹행위 발생 대비 ‘위험성평가제도’ 필요”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경찰의 개입 이후에도 스토킹 행위 심각성이 증가되는 측면이 있다며 가정폭력처벌법상 피해자 개념에 스토킹 피해자도 포함해 법원에 보호명령 신청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9일 경찰대 등에 따르면 김성희 경찰대 경찰학과 교수는 지난해 말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가 펴낸 소식지 ‘치안정책리뷰’ 제73호에 ‘스토킹처벌법의 입법적 의미와 여성의 안전’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서 김 교수는 “스토커의 53% 정도가 재범을 하는데, 재범 기간이 다른 범죄에 비해 짧고 접근금지 명령이 있어도 발생하기에 심각하다”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연락할 기회를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를 통해 피해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가정폭력처벌법상 피해자 개념에 스토킹 피해자를 포함시키도록 해당 법률을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스토킹 피해자도 고소 없이 가정법원에 피해자보호명령 신청이 가능하도록 만들자는 얘기다. 피해자보호명령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법원은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보호시설 감호위탁, 의료기관 치료위탁 등 보호처분을 내릴 수 있게 된다. 김 교수는 피해자에게 접근 기회를 사전 차단하는 방식으로 재범방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스토킹범죄가 친밀한 관계 사이에서 발생했을 때를 고려해 ‘위험성평가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봤다. 김 교수는 스토킹 피해자가 동일인이라 해도 신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매번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장 경찰관은 개인에게 발생한 연속된 스토킹 행위의 일부분만 인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 교수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기존 관계가 경찰관의 스토킹 행위 인식과 판단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며 “특히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가정폭력과 배우자 살인의 전조로 나타나는 스토킹은 강력범죄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스토킹을 가족폭력과 같은 친밀한 파트너가 저지르는 폭력과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가정폭력 사건의 42.1%에서 스토킹 관련 행위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친밀한 여성 파트너에 대한 스토킹 위험도와 지속시간이 더 길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며 “파트너 관계 종식에 따라 나타나는 스토킹이 전체 스토킹 사례의 45%였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스토킹범죄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그는 스토킹 행위에 대한 예방적 경찰활동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됐다는 것에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피해자 범위가 광범위하다는 점, 응급조치와 관련된 규정·신변안전조치 등 피해자 권리와 보호 부분 등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스토킹 행위가 사전에 있었던 2019년 ‘안인득 진주 방화 살인사건’으로 인해 기존 경범죄처벌법으로 범죄 예방이 가능한가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여론이 형성됐다”며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범죄를 별도로 규정했는데 가해자 형사처벌이라는 사후적 조치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사전 예방과 피해자 보호 기능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현행법의 광범위한 처벌 범위로 인해 층간소음이나 채권추심 등도 스토킹범죄로 대응해야 하는지 경찰에게는 혼선이 야기된다”며 “대다수 피해자인 여성이 느끼는 안전감도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피해자와 가해자의 친밀한 관계성을 고려한 대응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며 “친밀한 관계에서 비롯된 스토킹이 중대 범죄로 발전할 위험성을 높게 보고 비체포적이고 비형사적 방식의 종결 처리 관행에서 벗어나려는 자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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