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일을 하지 않고 군 복무도 거부하면서 오직 탈무드(유대교 경전) 연구에만 매진하는 극단적 정통 유대교도 ‘하레디’ 때문에 이스라엘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유대 근본주의를 믿는 하레디들은 세속적 가치를 거부하고 유대 율법과 전통을 고수한다.
남자에게 주어진 최고의 소명이 고대 유대교 경전과 율법 등을 연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하레디 남성들은 일도 하지 않는다. 아내가 벌어오는 소득과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 아이들의 용돈에 철저히 의존해 산다.
실제 이스라엘 정부 집계에 따르면 노동 가능 연령인 하레디 성인 남성 가운데 직업을 갖고 있는 경우는 2011년 현재 46%에 불과하다. 2명 중 1명이 생계엔 손을 놓은 채 교리 연구에만 힘쓰고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하레디 남성 가운데 상당수가 군 입대를 거부하고 있다.
이스라엘 고등법원이 2012년 하레디 남성의 군복무 면제가 위헌이라고 판결했음에도 불구, 지난해 군 복무한 남성은 3860명으로 전체의 35%에 그쳤다. 정통파 유대교도를 위한 율법학교인 ‘예시바’에서 공부한다는 명목으로 징병을 미루고 있는 18~25세 하레디 남성 수는 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러한 하레디 남성들의 숫자가 매년 큰폭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때만 해도 소수에 불과했던 하레디는 현재 전체 인구의 11%에 달한다. 2030년이면 그 비중이 18%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부양과 소득불평등 해소를 위해 강력한 성장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로선 경제활동과 군 복무를 모두 거부하는 하레디 남성들의 이 같은 행태는 큰 걸림돌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이스라엘 의회는 지난 3월 하레디를 징집 대상에 포함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2017년까지 하레디 청년 가운데 징집 대상 연령층의 60%를 입대시키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강제 징집하는 방식이다. 또 징병을 거부하면 감옥에 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하레디 대다수는 정부의 강경 조치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정부 뜻에 따라 군 입대를 하는 소수의 하레디를 두고 세균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하이다크’와 하레디를 합성한 ‘하르다크’로 낮춰 부르거나 하레디 거주지역에 결집을 호소하는 배타적 포스터가 확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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