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일 대표, 전임 대표가 체결한 단체협약서 문제점 지적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돌봄노동자 차별적 임금체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지부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돌봄노동자 차별적 임금체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시민들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이 필요 이상의 병가를 남발할 소지가 있고, 동종업계에 비해 높은 급여체계로 운영돼 돌봄 서비스 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황정일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대표는 취임 두 달을 맞아 전임 대표가 체결한 단체협약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월급제와 병가제도에 허점이 적지 않다”고 30일 밝혔다.

단체협약서 제62조의 경우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요양보호사는 연간 60일의 병가를 사용할 수 있고, 이 기간 평균 임금의 100%를 받도록 돼 있다.

1년 간 주말과 공휴일 등을 제외하면 실제 근로일 수는 250일 정도인데 이 중 60일의 병가를 제외하면 실근로일수는 190일이다. 1년 365일 중 절반 수준인 190일만 일하고 1년 차 급여를 가져갈 수 있는 구조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

황 대표에 따르면 올해 기준 14일 이상 병가를 사용한 직원은 53명으로, 전 직원 292명 중 18%를 차지했다. 30일 이상도 20명, 40일 이상은 12명, 60일 이상은 6명에 달했다.

이들의 급여는 병가를 쓰지 않은 직원의 급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황 대표는 이러한 구조로 인해 필요 이상의 병가가 남발될 수 있는 구조를 지적하면서 “더 문제인 것은 열심히 일하는 동료 직원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근로 의욕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국 14개 시도 사회서비스원 중 서울시만 유일하게 완전 월급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이는 타지방 동종업계 종사자와 노동시간 불균형을 일으키는 주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은 요양보호사 근무 시간으로 1일 6시간 및 1주일 30시간, 장애인 활동지원사는 1일 7시간 및 1주일 35시간을 기준 근로시간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직원들의 근무시간은 기준 근로시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A센터 근무기록에 따르면 1주일간 30시간의 서비스를 제공한 요양보호사는 한 명도 없었고, 20시간을 채우지 못한 요양보호사도 23명 중 6명에 불과했다.

장애인 활동지원사 역시 35시간을 다 채운 직원이 한 명도 없었다. 25시간을 채우지 못한 경우도 11명에 달했다.

A센터 관계자는 “열심히 일을 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같은 월급을 받기 때문에 근로를 유인할 수 있는 요인이 많지 않다”며 “실제로 힘든 일이나 좋지 않은 환경에서의 근무를 꺼리며 회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4대 보험료와 퇴직급여 적립금을 포함해 보건복지부가 책정한 요양보호사의 인건비는 월 239만원 가량이다. 민주노총이 조사한 실근로자의 추계액은 205만원이다. 반면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소속 요양보호사의 급여는 최저 283만원에서 최고 340만원에 이른다.

용인대 사회복지학과 전선영 교수는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요양보호사가 받는 임금은 전체 14개 시도 사회서비스원이나 민간기관 종사자보다 훨씬 높다”면서 “이런 임금 수준은 자칫 돌봄 서비스 노동시장을 교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와 관련 “월급제와 인건비 구조 등에 대한 서울시 의원들의 지적은 일견 타당”하다며 “3년간 14일 이상 병가 사용 근로자의 비율이 2019년에는 0.7%에서 2020년 9.9%, 2021년 18%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모습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해 가는 과정”이라며 “노사가 함께 문제 의식을 갖고 조속히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소속 돌봄 노동자들은 최근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은 돌봄 노동자에게 차별적인 임금체계를 적용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접수했다.

2021년 임금인상률은 행정직이 2.3%, 돌봄 노동자가 1.7%로 양측 간 0.6%포인트 차이가 난다. 이런 식으로 돌봄 노동자와 연봉제 직원과의 임금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돌봄 노동자들은 “돌봄 노동에 대한 저평가 문제는 결국 여성 노동에 대한 차별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