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업무상 배임 미수죄 인정
허위 내용의 공사계약서 등을 바탕으로 학교법인 웅동학원 상대 ‘셀프소송’을 벌여 채권을 확보하고 법인에는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 동생 조권씨 상고심 선고가 임박했다. 판결이 확정되면 조 전 장관 일가 의혹 관련 사건 중 5촌 조카 조범동 씨, 자산관리인 김경록 씨에 이어 세 번째로 재판이 마무리된다.
29일 법원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3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받은 조씨의 상고심 사건을 선고한다. 지난 2019년 11월 재판에 넘겨진 후 2년 1개월 만에 나오는 대법원 판단이다.
상고심 선고에서 눈여겨볼 점은 1심과 2심의 판단이 달랐던 웅동학원 허위소송 관련 업무상 배임 혐의 판단 부분이다. 조씨는 허위의 공사계약서와 채권 양도계약서 등을 만들어 일가가 운영하는 웅동학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내고서 채권을 확보하고, 이를 담보로 사업자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해 법인 소유 부동산이 가압류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당시 부장 김미리)는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가압류의 밑바탕이자 허위소송의 기초가 된 공사대금 채권을 허위 채권이라 단정할 수 없고, 부동산 가압류 등기로 웅동학원에 손해 발생의 현실적 위험이 생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웅동학원 이사장이던 조씨 부친이 1996년 웅동중 신축이전공사에서 둘째 아들 조씨에게 일부 하도급을 맡긴 것과 관련해 공사가 일부 이뤄졌을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올해 8월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박연욱)는 업무상 배임의 고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조씨의 웅동학원 이 공사대금 채권이 허위라고 봤다. 실제 공사가 없었을 뿐더러 1996년 당시 조씨 회사가 건설기술을 보유하지 않아 공사 수행 능력도 없다고 판단했다. 허위소송으로 확보한 채권을 담보로, 채권자들의 학교법인 가압류 등기를 허용해 웅동학원에 손해 발생 위험을 일으킨 점도 인정했다.
다만 웅동학원이 가압류 취소 등의 절차를 통해 등기된 가압류를 없앨 수 있는 만큼 실제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 업무상배임 미수죄를 인정했다.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사실관계를 확정한 상태에서 법리 판단만 하기 때문에 웅동학원 공사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항소심 사실관계는 그대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고, 업무상배임 미수죄를 인정한 법리 판단이 정당했는지에 대한 판단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씨는 웅동학원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던 2016~2017년 교사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들로부터 총 1억8000만원을 받고 필기시험 문제지와 답안지 등을 빼돌려 넘긴 혐의도 받는다. 이 부분은 1심과 2심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강제집행면탈, 증거인멸교사 혐의 등은 1·2심 모두 무죄로 봤다. 다만 검찰이 공범들과의 형평성을 언급하며 추가로 기소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와 도피 자금을 주고 공범 한 명을 필리핀으로 도피시킨 혐의는 항소심에서 유죄가 추가됐다. 1심에서 징역 1년이던 조씨의 형량은 항소심에서 징역 3년으로 높아졌다.
조 전 장관 일가 의혹 관련 사건 중에는 5촌 조카 조범동 씨와 조 전 장관 부부의 자산관리인 역할을 한 김경록 씨 사건은 이미 대법원에서 확정된 상태다.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전 교수 상고심 사건은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가 심리 중이다.
안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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