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는 치솟는 집값으로 온 세상이 떠들썩했다. 서울 등 도심지역에선 한정된 땅으로 추가적인 주택 공급이 많이 힘든 상황이다.
오래된 집합건물의 재건축을 통해 수요가 몰리는 도심지역의 주택이나 오피스텔을 공급할 수 있다면 좋은 해법이 될 것이다. 집합건물은 1동의 건물 중 구조상 구분된 독립된 부분이 별도 등기 가능한 건물을 말한다. 아파트, 오피스텔, 주상복합 등이 그 예다. 과거 구좌 분양형 복합상가에 대한 투자 붐이 불었던 때가 있었다. 이런 건물의 예가 동대문 굿모닝시티 쇼핑몰, 밀리오레, 거평프레야, 테크노마트 등이다. 이런 건물은 결국 인터넷쇼핑몰의 발달, 대규모 고급 쇼핑몰의 성장 등 여러 요소로 인해 투자가치가 크게 감소된 것이 사실이다. 실질적으로 구좌 분양형 복합상가는 임대료 없이 관리비만 내면 점포 사용이 가능한 경우도 많다.
최근 이런 건물에 관한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이 각광을 받고 있다. 복합상가의 경우 건물의 위치가 좋고 확보하고 있는 대지 규모도 충분하므로 주거용 오피스텔 등이 포함된 주상복합시설로 재건축하게 되면 충분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집합건물의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은 오로지 집합건물법의 적용만 받고, 건축허가와 관련해서는 건축법의 적용만을 받을 뿐 기타 최근까지 문제된 각 규제를 받지 않기에 사업의 신속을 누릴 수 있어 개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집합건물은 재건축이든, 리모델링이든 진행하면 통상 동의서와 함께 매매계약서를 별도로 작성한다. 소유자는 일단 이 매매계약에 따라 매매대금을 받는다. 그런데 소유자가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에 참여해 그 사업의 이익을 누리고자 한다면 당장의 매매대금이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매매대금 전액이 분담금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에 실제 사업의 내용을 살펴 기대이익이 큰 쪽을 살피는 것이 좋고 통상의 경우 재건축이 기대이익이 클 것이다. 소유자가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에 동의하고 이탈하는 경우에는 매매대금이 중요할 것이나 이때에도 현실로 돈을 언제 받는지, 내 소유권이 얼마나 묶이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 건축법은 최근의 개정을 통해 집합건물 재건축의 경우에는 80% 요건만으로도 건축허가가 가능하다. 소유자 간 권리 변동이 있는 리모델링의 경우는 따로 예외를 정하고 있지 않아 결국 100% 동의가 있어야 건축허가가 가능하다.
집합건물의 재건축과 리모델링, 모두 계약금은 5~10% 정도만 지급한다고 하면서 잔금 일체는 건축허가 시에 지급한다고 약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잘못하면 리모델링은 100% 동의가 이뤄질 때까지 90~95%에 달하는 잔금 전액을 받지 못하면서 내 소유권만 묶이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반면 재건축은 80% 동의만 있으면 건축허가가 가능하므로 투자수익의 실현 시기와 가능성이 리모델링보다 좋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따져야 할 것이지만 집합건물의 리모델링은 오히려 재건축보다 투자위험이 크다고도 볼 수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 대구 등 도심지역에 분양된 수백개의 구좌 분양형 복합상가가 제 기능을 상실한 채 방치되고 있다. 도심지역의 또 다른 주택 공급원으로 활용한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김연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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