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이니셔티브 전쟁

자원 부족 국가엔 ‘블루오션’

기술력 뛰어나면 시장 우위

에너지(engergy)란 단어는 ‘일을 할 수 있는 힘’이란 뜻의 그리스어 ‘에네르기아(energia)’에서 유래됐다. 어원대로 불, 바람, 물에서부터 석탄, 석유에 이르기까지 에너지는 인류 역사에서 패권 경쟁의 대상으로 이를 장악한 자가 파워 게임의 승자로 기록돼 왔다. 현재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자원 고갈 속도를 고려하고, 지구의 지속가능 환경을 위한 것이긴 하지만 미래 에너지 주도권 선점을 위한 보이지 않는 경쟁이 밑바탕에 있다. ▶관련기사 6면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자웅을 겨뤄야 하는 한국 기업들은 올해 수소 투자 본격화를 선언한 상태다. 석탄, 석유 등 매장 의존도가 높은 고탄소 에너지와 달리 수소는 물이란 보편 자원으로 생산이 가능하며 기술력만 담보된다면 얼마든지 시장에서 우위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국내 에너지의 수입 의존율은 93%에 달한다. 우리처럼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선 수소가 고부가가치 에너지 블루오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수소는 다른 에너지와 비교했을 때 단위 부피당 에너지 밀도가 높고 저장·운송이 용이하다는 특징도 있다.

SK,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화, 효성 등 국내 주요 그룹들은 2030년까지 총 43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고 아직 공개하지 않은 기업들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규모는 5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주요 그룹 중 투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SK다. 수소경제는 ▷생산 ▷저장 및 유통 ▷활용 등 크게 세 단계로 밸류체인이 나뉘는데 SK는 이 세 과정에 총 18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계획을 세우고 점차 집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 부문에선 부생·개질(추출) 수소를 양산하고 청록 수소 생산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며 2023년까지 액화수소 3만t, 2025년까지 청정수소 28만t을 만들겠단 방침이다.

SK 다음으로 투자규모가 큰 현대차그룹은 생산, 저장·유통, 활용 등에 총 11조1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현대차는 최근 수소연료전지 개발·사업 역량 강화 차원에서 사장급을 책임자로 임명하고 사업조직을 확대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수소 부문에 총 10조원 가량의 투자계획을 수립한 포스코도 철강생산을 수소환원제철 등 친환경 체제로 전환하고 수소를 2030년엔 50만t, 2050년엔 700만t까지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저장·유통은 포스코 강재가 적용된 액화수소저장탱크를 사용하고 수소터빈발전과 부생수소 충전소 운영도 준비하고 있다.

1조3000억원 규모의 수소 사업 투자에 나선 한화 역시 수전해 기술 확보를 위해 300억원 가량을 투입할 방침이다. 한화토탈은 부생수소를 활용한 5㎿(메가와트) 세계 최대 규모 연료전지 발전소를 완공했다.

효성은 1조2000억원을 자금을 활용, 연 1만3000t 규모의 부생수소를 생산하고 국내 1위 수소충전소 구축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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