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내 “부과 시기 1년 앞당겨야” 주장 제기
국내 산업계 부담 8.2조원…“탈탄소 전략 수립을”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국내 철강업계와 자동차 등 제조업계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되는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이 예정보다 1년 앞서 시행될 가능성이 대두됐다. 실제 도입이 앞당겨지면 국내 산업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2일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에 따르면 최근 유럽의회 국제통상위원회(INTA) 내에서 CBAM 부담금 부과 및 무료 배출권 할당 폐지 시기를 앞당기자는 요구가 나왔다. 지난달 29일 INTA는 최근 유럽의회 내 중도주의 노선 교섭단체인 유럽개혁그룹(Renew Europe)이 제시한 수정안을 협의했다. 유럽개혁그룹은 수정안을 통해 CBAM 이행기간을 2025년에서 1년 단축해 2024년에 종료하고, 2025년부터 CBAM 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개혁그룹은 “지구 온난화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과학적 분석이 제기되는 만큼 신속한 기후변화 대응이 불가피하다”며 수정안 제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료 배출권 할당량 역시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기에 폐지돼야 한다”며 5~7년 내 폐지를 요구했다.
CBAM은 EU로 제품을 수출할 때 생산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량에 따라 배출권을 구매하도록 하는 제도다. 철강, 전력, 비료, 알루미늄, 시멘트를 생산하는 기업은 2023~2025년까지는 탄소 배출량을 보고하고 2025년 이후부터 EU 탄소배출권거래제도(EU-ETS)와 연동해 탄소 배출권을 구입해야 한다. 수정안은 이 탄소배출권 구입 시기를 1년 앞당기는 것이 핵심이다.
이에 대해 유럽의회 내 여당 격인 인민당그룹(EPP)은 “무료배출권할당 폐지가 유럽 산업의 경쟁력을 저하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법 발효 시기보다 법의 내용이 중요하다”며 수정안에 반대 입장을 냈다.
문제는 여당연합 내에서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연합 내 중도좌파 녹색당-유럽자유동맹은 유럽개혁그룹의 수정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다만 현재까지 여러 정파가 수정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실제 수정안이 가결될지 여부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각 정파는 오는 15일까지 수정안을 제출할 수 있다. 의회는 제출된 모든 수정안에 대해 협의, 표결로 법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CBAM이 전면 도입될 경우 2030년 국내 산업계가 부담할 비용은 약 8조2456억원에 달한다. 국회미래연구원은 “탄소 국경 조정 부담액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는 우리나라 산업군들이 전후방 효과가 큰 산업인 만큼 범산업 차원에서 지속적인 탄소국경 조정에 대한 대응과 산업별 탈 탄소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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