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화재로 대학생 10여명이 희생된 전남 담양의 펜션 바비큐장이 ‘불법시설’로 밝혀졌다. 자치단체는 불법시설인 만큼 소방점검 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방치했다.

16일 담양군에 따르면 H펜션 바비큐장은 건축물 대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불법시설물이다. 건축물 대장상 이 펜션의 대지면적은 1236㎡, 연면적 415㎡, 건축면적 315㎡였다. 건축물 현황은 가동 1~2층, 나~라동 1층 등 대부분 숙박시설 용도였고, 가동 1층 일부는 일반음식점이었다.

그러나 바비큐장은 건축물 대장에서 찾을 수도 없었다. 또 별채형 황토집이 9채가 있는 실제 객실 배치도와 일치하지도 않는다. 대장에 신고된 1개 동이 연결된 형태의 건물이어서 숙박용 건물신고에는 이상이 없어 보인다고 담양군 측은 전했다.

담양군 관계자는 “바비큐장은 건축물 신고를 하지 않고 임시시설물로 쓴 것 같다”면서 “벽과 지붕이 있으면 건축물로 봐 신고 대상인 만큼 현장에서 정확한 상황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10년 가까이 운영해온 펜션의 건축물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행정기관의 부실한 관리 실태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H펜션은 연면적이 1000㎡에 못 미쳐 안전 점검대상도 아니었다. 2005년 5월 숙박업 허가를 받아 영업을 시작한 펜션은 위생 점검 대상에만 포함돼 1년에 2차례 위생 점검을 해 왔다고 담양군은 설명했다.

불이 난 바비큐 파티장은 나무 바닥과 샌드위치 패널로 된 벽, 억새로 덮힌 지붕으로, 화재에 취약한 조건이었다. 통상 바비큐장이 지붕이 뚫린 개방형 구조인 점을 고려하면 천장과 벽면이 막힌 바비큐장도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 부상자는 “숯불에 붙은 불을 끄겠다며 누군가 화로에 물을 붓는 순간 불길이 천장으로 옮아 붙어 급격히 확산됐다”고 진술했다.

바비큐장에는 변변한 소방시설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생존자는 “바비큐장에는 소화기가 없었고 다른 객실 부근에서 겨우 찾은 소화기는 1분도 안 돼 꺼져버렸다”고 말했다.

하나뿐인 출입구도 26명(소방서 추정)이 한꺼번에 탈출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관리 책임이 있는 담양군은 ‘화약고’나 다름없는 바비큐장은 물론 펜션 전체에 대한 안전점검을 수년간 전혀 하지 않았다. 담당부서 관계자는 “발령받은 뒤 점검한 사실이 없으니 지난해부터는 점검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 “이전에 점검이 있었는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