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요양급여 매년 증가에도 대책 '무'

사무장병원인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화재현장. 2018년 1월 화재로 15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합]
사무장병원인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화재현장. 2018년 1월 화재로 15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엄격한 법의 심판에도 이른바 '사무장병원'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사무장병원은 의료법상 의료기관을 개설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의료인 등을 고용해 의료인이나 비영리법인 명의로 개설, 운영하는 불법 기관을 말한다. 문제는 사무장병원이 진료비를 허위 부당해 건강보험공간에서 빼간 금액이 최근 11년간(2010년~2021년 6월) 3조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17일 건보공단의 '사무장병원 연도별 요양급여 환수 결정 및 징수 현황'을 보면 불법 사무장병원에 대한 환수 결정금액(기관수)이 2010년 80억8000만원(43개)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해 올해 들어서만 6월까지 1276억3100만원(22개)을 기록했다. 11년간 누적금액이 2조9945억3200만원(1453개)에 달했다.

사무장병원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는 사람이 의료인을 앞세워 불법 개설한 요양기관으로 그 자체가 불법이기에 건보공단에 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다. 하지만 진료비를 청구해 받아내다 적발되면 건보공단은 환수에 나서지만 실제론 거의 환수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사무장병원이 빼내 간 요양급여액 중에서 최근 11년간 실제 환수한 금액은 1609억3700만원으로 환수율은 5.38%에 불과했다. 94.62%에 이르는 2조8335억5900만원은 환수하지 못했다.

사무장병원은 건보재정 뿐 아니라 국민건강과 생명마저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지난 2018년 1월 화재로 15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남 밀양의 세종병원이 대표적이다. 세종병원은 돈이 되는 일이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병상 수를 확대하면서 의료인은 최소한만 고용하고, 환자 관리와 안전사고예방은 등한시 해 큰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영리 추구에 몰두해 항생·수면제 과다 처방, 일회용품 재사용, 신체 결박, 과밀병상 운영 등 질 낮은 의료서비스와 각종 위법행위로 제대로 환자를 관리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건보공단은 공단 임직원에게 사무장병원 조사에 대한 특별사법경찰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사무장병원으로 의심돼 행정조사에 들어가더라도 수사권이 없어 자금흐름과 계좌를 추적할 수 없는 데다, 공범으로 추정되는 법인 임원과 전직 직원 등 직·간접 관련자를 직접 조사할 수 없어 혐의 입증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일선 경찰에 사무장병원에 대한 수사를 의뢰해도 보건의료 전문 수사 인력이 부족한 데다 다른 주요 사건에 밀려 수사가 평균 11개월 넘게 장기화하기 일쑤다. 이 탓에 이미 지급한 진료비를 환수하지 못해 재정 누수가 가중된다는 주장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사무장병원 등의 단속에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을 보유한 건보공단이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확보하면, 신속한 수사 착수·종결로 연간 약 2000억원의 재정 누수를 차단할 수 있다"면서 "이렇게 확보한 재정으로 수가를 인상하고 보험급여를 확대하는 등 의료계 수익증대와 국민건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