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시대의 운전대는?
테슬라, 둥근형→네모형 ‘요크 휠’
안전 우려에도 시야 확보 유리
레벨3 자율주행땐 새로운 경험
현대모비스 접이식 ‘폴더블 휠’ 주목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자동차의 형태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자동차의 시초부터 운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스티어링휠(steering wheel) 역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전통적인 둥근 디자인을 탈피하는 시도는 물론, 자율주행 시대에는 궁극적으로 조작 체계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원형의 스티어링휠은 프랑스 엔지니어 알프레드 바쉐론이 발명했다. 알프레드는 지난 1894년 7월 파리 루앙에서 열리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 경주를 위해 일반 운전 레버 대신 스티어링휠을 장착했다. 보다 정교한 운전이 가능한 스티어링휠은 이후 자동차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원형 스티어링휠 대신 다른 형태의 스티어링휠이 주목받고 있다. 네모난 형태의 ‘요크 스티어링휠(Yoke Steering Wheel)’이 그 주인공이다.
스티어링휠의 윗부분을 잘라낸 형태의 요크 스티어링 휠은 비행기 조종간과 유사하다. 양산차에 앞서 일부 레이싱카에 적용되면서 게임용으로, 소수의 운전자에게 선택을 받았다.
요크 스티어링휠을 대중차에 본격적으로 도입한 업체는 전기차의 대명사가 된 테슬라(Tesla)다. 테슬라는 올해 초 ‘모델S’와 ‘모델X’에 요크 스티어링휠을 도입했다. 운전자가 계기판과 전면 운전 상황을 방해 없이 인식하는 것이 첫 번째 목적이었다.
소비자들이 둥근 형태의 스티어링휠에 익숙한 만큼 테슬라도 처음에는 요크 스티어링휠을 옵션으로 제공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책임자(CEO)가 모든 ‘모델S’와 ‘모델X’에 요크 스티어링휠을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 운전자들은 강제적으로 새로운 운전대에 익숙해져야 했다.
요크 스티어링휠에 대한 기대가 큰 반면,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컨슈머리포트는 1주일의 실험을 통해 요크 스티어링휠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테스트 참가자들은 운전 중 스티어링 휠에서 손이 미끄러지는 상황을 자주 경험했다고 밝혔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움직일 때 잡을 수 있는 범위가 적어 조작이 불편했다고 평가했다. 속도에 따라 스티어링 휠의 조향 감도를 연동하는 기능을 탑재했지만, 당장은 운전자들이 적응을 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읽힌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여러 불안 요소를 전제로 안전 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그러나 요크 스티어링휠을 적용하는 자동차 업체는 갈수록 늘고 있다. 실제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1위의 토요타는 최근 전기차 컨셉트카 ‘BZ4X’를 통해 요크 스티어링휠을 선보였다. 이미 양산 계획이 잡힌 해당 차량을 구매하면 선택사양으로 요크 스티어링휠을 장착할 수 있다.
기아도 최근 공개한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EV9’의 실내 예상도에서 요크 스티어링휠과 유사한 형태의 조작 체계를 선보였다.
여러 불만이 제기되는 가운데 완성차 업계가 둥근 스티어링휠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는 자율주행 기술이 점차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벨 3 자율주행 시대가 되면 대부분의 운전을 자동차가 스스로 하되 비상시에만 운전자가 개입한다. 더 나아가 레벨4 이상에선 일상적인 운행과 주차를 모두 자동차가 맡는다.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을 잡을 일이 많지 않아 둥근 형태의 휠은 시야만 방해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스티어링휠 자체가 필요에 따라 등장하는 새로운 형태가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현대모비스가 공개한 폴더블 조향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운전자의 필요에 따라 접어 부피를 최소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율주행 모드를 활성화하면 운전대는 크래시 패드 안으로 완전히 사라진다. 운전석을 180도 회전해 뒷좌석 승객들과 대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기존에 알고 있던 운전대는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완성차 업체의 시도 역시 혁신의 길목에서 마주하는 새로운 도전”이라며 “대중이 이를 받아들이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호연 기자
why3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