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성적관리 업무 과로 인정”

수년간 고3 담임으로 재직하고 수능 가채점 분석 업무에 시달리다 수능시험 일주일 후 쓰러져 사망한 교사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민사1부는 사망한 교사 A 씨의 유족들이 사립학교 교직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보상금 소송에서 원고들에게 1억2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A 씨는 약 10년간 교사로 재직하면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연속 고등학교 3학년 담임과 성적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던 중 2010년 수능시험 일주일 후 가채점 분석 결과를 가지고 담임 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는 순간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응급조치를 실시했지만 결국 당일 심폐정지로 사망했다. 이에 유족들은 A 씨가 직무상 재해로 사망했다며 교직원연금공단에 유족보상금을 청구했지만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돌연사라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당했다. 재심위원회도 청구를 기각하자 유족들은 소를 제기했다.

유족들은 A 씨가 평소 건강했으나 고3 담임교사를 4년간 맡으면서 매일 평균 5~6시간을 초과 근무하며 주말에도 거의 쉬지 못했고 진학지도에 대한 압박감으로 스트레스가 쌓여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도 “A 씨는 사망 약 두 달 전부터 거의 모든 주말에 학교에 나와 3~11시간 초과근무를 했고 A 씨가 전체 학생의 성적관리 업무를 맡고 있던 중 수차례 정기고사와 수시시험이 실시됐다”며 A 씨의 직무와 사망이 인과 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고3 담임교사는 수능이 치러지면 가채점 점수 확인과 진학지도 등의 업무가 지속되는데 A 씨 또한 이와 같은 상황에 처해 있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어 “A 씨가 평소 학교 업무 외에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었던 점을 고려해 볼때 과로와 스트레스, 특히 사망 직전 담당한 대입 수시 2차원서와 수능 가채점 및 결과 분석 업무가 사망의 주된 원인이 됐던 것으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