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시장 터줏대감의 ‘롱런’ 비결
강력한 경쟁자 ‘캐스퍼’ 등장 불구
모닝, 진입장벽 ↓·상품성 ↑ ‘어필’
인기사양 ‘베스트 셀렉션’ 앞세운
레이도 ‘차박’ 트렌드 타고 신바람
현대차의 새로운 엔트리 SUV ‘캐스퍼’가 경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기아 모닝·레이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극대화한 신규 트림을 앞세워 강력한 경쟁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9일 기아에 따르면 모닝과 레이 두 경차의 하루 평균 계약 대수(10월 기준)는 각각 154대, 295대 등 합산 총 449대로 집계됐다.
상품성을 개선하고 초기 부담을 줄인 구매 프로그램으로 계약은 호조세다. 실제 모닝과 기아의 합산 계약 대수는 8월 6709대(모닝 2878대·레이 3831대), 9월 6604대(모닝 2557대·레이 4047대)에 이어 10월 8977대(모닝 3070대·레이 5907대)로 꾸준히 상승했다.
수년간 경차 시장이 위축됐다는 점과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일부 판매에 제약이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긍정적인 변화로 풀이된다. 특히 9월 중순 ‘캐스퍼’가 사전계약(얼리버드 예약)을 시작으로 국내 경차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상황에서 판매 위축이 없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낮은 진입장벽과 높은 상품성이 식지 않는 돌풍의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실제 모닝의 판매 가격은 1175만부터(스탠다드 마이너스 트림)다. 비교 대상이 없는 강력한 가격 경쟁력으로 지난 2004년 1세대 출시 이후 최다 판매 경차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오는 12월 10주년을 맞는 레이도 마찬가지다. 박스형 디자인이 제공하는 특유의 넓고 실용적인 공간이 최근 ‘차박(車泊)’ 트렌드를 등에 업고 큰 관심을 얻고 있다. 올해 국내 경차 1위도 유력하다.
기아는 상품성 개선 전략이 판매 증진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 기아는 지난달 5일 고객이 선호하는 사양을 기본 적용하며 가성비를 높인 ‘베스트 셀렉션’ 트림을 새롭게 선보였다.
‘베스트 셀렉션’은 여러 사양을 하나로 묶어 선택해야 했던 기존 패키지 방식을 탈피해 인기 사양을 따로 빼내 기본화한 것이 특징이다.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와 후방모니터, 하이패스 자동결제 시스템 외에 모닝에는 열선 스티어링 휠과 블랙·레드 포인트 신규 인테리어를 기본으로 적용했다. 레이에는 15인치 전면가공 휠과 뒷좌석 열선 시트, 운전석 세이프티 파워 윈도우를 기본 사양에 포함했다.
초기 구매 부담을 덜어주는 전용 금융 프로그램 ‘No.1 할부’에 대한 호응도 높다. 48/60개월 할부를 택하면 첫 1년을 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내면서 탈 수 있다. 이후 36/48개월을 나눠 원금을 상환하는 방식이다.
K 스타일 케어와 범퍼·차체 상부·타이어휠 손상 1년 보장과 ‘차박’ 수요에 맞춘 30만원 상당의 캠핑용품도 사은품으로 제공한다.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연예인들의 소박하고 실용적인 라이프스타일도 모닝·레이 열풍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브이로그를 통해 ‘굿모닝’이라는 이름의 자차를 소개한 가수 은혁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2013년부터 소유한 모닝의 장점을 전파하는 동시에 서울 도심에서 편한 운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배우 경수진은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레이를 캠핑카로 개조하는 과정을 공개해 이목을 끌었다. ‘차크닉(차+피크닉)’이라는 최근 트렌드를 연계해 레이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기아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판촉을 통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입장이다. 기아 관계자는 “캐스퍼와 함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위축된 경차 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고, 시장이 다시 커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찬수 기자
and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