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던진 분노성 물음표

각국 정부 재정적자 극복 고민

글로벌 부유세 등 증세 공론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경제 위기에 대규모 재정 지출로 대응한 각국 정부가 대형 적자를 메우기 위한 ‘증세’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잠재됐던 ‘불편한 진실’이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관련기사 5면

각국 중앙은행의 확장 재정정책과 금융시장 개입 덕분에 만들어진 ‘가진자가 더 벌게되는 구조’에 올라탄 슈퍼리치가 도리어 노동계급보다 더 적은 세금을 내고 있다는 사실이 공론화됐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공정 과세를 지지하는 정책연구소’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미 억만장자의 총재산은 평균 70% 이상 치솟았다. 순자산액으로는 2조달러(약 2370조원)가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정작 미국 내 소득세율은 ‘누진세(累進稅)’가 아닌 ‘역진세(逆進稅)’가 적용되고 있다.

미국 국민의 평균 소득세율이 28%인데 비해 정작 최상위 슈퍼리치 400명의 평균 소득세율은 23%에 불과하다.

일례로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2018년 보유한 주식 20%를 통해 40억달러(약 4조7400억원)의 소득을 올렸지만 단 한 푼도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페이스북이 배당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미 캘리포니아 주립대 버클리 캠퍼스(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인 이매뉴얼 사에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일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집안 사람들은 물론 화이자, 나이키, 씨티그룹 등 대기업들이 합법적 조세회피에 동참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코로나19에 따른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돈이 필요한 각국 정부로선 ‘조세 정의’를 명분으로 더 많이 번 사람들에게 더 많이 세금을 걷는 방안을 속속 고안하고 있다.

각국 정부의 부유세 도입 릴레이엔 현실적인 측면도 있다.

돈이 메마른 저소득·서민층 대신 부유층에게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재정 수입원을 확보, 경제 성장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가부채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순 단국대 명예교수는 최근 발표한 ‘국가부채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효과 분석’이란 논문을 통해 “국가부채는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가장 강한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 상황에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국가부채 증가는 불가피하지만, 성장 잠재력 훼손 등 부작용을 유의하며 재정의 배정·집행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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