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인데 주말 같아”···자정 넘겨도 음주가무

‘노마스크’로 거리 배회하는 사람들 있기도

클럽 안에선 마스크 벗은 채 사람들 뒤섞여

전문가들 “백신접종 완료도 돌파감염 위험성 유효”

지난 1일 오후 10시30분께 서울 서초구 선술집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이날부터 식당·카페 등 생업시설의 영업시간이 해제돼 자정까지 술집을 찾는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김영철 기자
지난 1일 오후 10시30분께 서울 서초구 선술집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이날부터 식당·카페 등 생업시설의 영업시간이 해제돼 자정까지 술집을 찾는 손님들이 줄을 이었다. 김영철 기자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으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해진 식당, 술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풍경이 연출됐다.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음주가무를 즐기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등 시민의 모습이 거리 곳곳에서 포착돼 코로나19 대유행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위드 코로나 적용 첫날인 지난 1일 오후 10시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뒤편 먹자골목. 지난달까진 영업 제한에 걸렸을 시간이지만 이날 손님들은 줄지어 술집으로 입장하고 있었다. 한 선술집에선 전체 40여개 테이블 중 한두 테이블을 제외하곤 만석일 정도로 손님들이 가득했다.

서울 송파동에서 온 대학생 김모(20·여) 씨는 “월요일인데도 주말 같다”며 “지금껏 10시까지만 놀 수 있었으니 오늘은 자정까지 놀 예정”이라고 말했다. 잠실에 거주하는 대학생 전은지(19·여) 양은 “지난 1월에는 9시 제한으로, 여름에는 10시 제한으로 성인이 돼서 제대로 놀지 못했다”며 “스무 살이 이제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오늘만큼은 자정까지 그동안 억눌려온 걸 모두 풀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당·카페 등 생업시설에서 영업 제한시간이 풀린 건 지난해 1월 20일 국내 코로나19 유입 이후 651일 만이다. 이를 반영하듯 서울 강남역 일대에는 코로나19 이전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담배를 피우러 밖을 나가는 사람 가운데 아예 마스크를 테이블에 내려두고 움직이는 모습도 여럿 목격됐다. 거리에는 토사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이도 종종 보였다. 한 시민은 만취 상태로 길 한복판에서 일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좁은 도로에서 차량 세 대가 가까스로 여성을 피해서 지나갔다.

2일 0시 감염 고위험시설에 속하는 클럽이 영업을 마친 뒤 시설 주변 거리에 사람들이 몰려 았다. 클럽을 이용한 사람들이 바깥으로 나와 쉽사리 자리를 뜨지 않아 시설 종업원들이 해산을 유도하는 풍경도 그려졌다. 김영철 기자
2일 0시 감염 고위험시설에 속하는 클럽이 영업을 마친 뒤 시설 주변 거리에 사람들이 몰려 았다. 클럽을 이용한 사람들이 바깥으로 나와 쉽사리 자리를 뜨지 않아 시설 종업원들이 해산을 유도하는 풍경도 그려졌다. 김영철 기자

평소보다 많은 인원이 식당가에 모인 것을 본 한 시민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회사원 정모(37) 씨는 이 같은 광경을 ‘엉망진창’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사람들이 경각심이 없는 것 같다”며 “확진자는 여전히 늘고 있는데 백신을 너무 맹신하는 것 아닌가 싶다. 오늘 모습만 봐선 확진자 2000명을 넘어 6000명까지도 넘길 듯하다”고 말했다.

감염 고위험시설인 유흥시설, 콜라텍, 무도장 등은 영업 제한이 해제되지 않았지만 밤 12시까지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오후 11시30분 서초구에 위치한 한 클럽 내부에선 영업 종료까지 30분이 채 남지 않았는데도 실내에서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기도 어려울 정도로 손님들이 가득했다. 퀴퀴한 실내에서 절반에 가까운 사람이 아예 마스크를 벗고 춤을 추기도 했다.

지난 1일 오후 11시30분 서울 서초구의 한 클럽 모습. 이날부터 감염 고위험시설인 유흥시설, 콜라텍, 무도장은 밤 12시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김영철 기자
지난 1일 오후 11시30분 서울 서초구의 한 클럽 모습. 이날부터 감염 고위험시설인 유흥시설, 콜라텍, 무도장은 밤 12시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김영철 기자

자정이 되자 클럽 내부에선 환한 불빛이 일제히 켜지며 손님들에게 마감을 알렸다. 그러나 클럽 정문 바깥으로 나온 이용객들이 흡연이나 대화를 이어가면서 쉽사리 자리를 뜨지 않았다. 수많은 인파가 클럽 앞 인도에 뭉쳐 있자 클럽 직원들이 “건너편으로 이동해주세요”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이날 클럽을 이용했던 20대 남성 A씨는 “클럽에서 마스크는 저절로 벗게 되는 것 같다”며 “12시까지 운영 첫 날이라 사람들이 더 즐거웠던 동시에 여전히 시간이 짧은 것 같아 아쉬울 정도다. 앞으로 자주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돌파 감염의 위험성을 우려하고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홍보하면서 마치 백신 맞으면 안전한 것처럼 알렸지만 백신을 맞으면 무증상 경증도 있고 전염력도 유효하다”며 “백신을 맞아도 3~4개월 지나면 감염 예방 효과가 50%로 줄고, 화이자의 경우 접종 이후 반 년이 지나면 30%까지 떨어져 돌파 감염의 위험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2일 0시 기준 전체 확진자 수는 총 1589명으로 집계됐다. 위드 코로나 첫날 경찰의 음주운전 집중 단속으로 전국적으로 총 299명의 음주운전자가 적발됐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