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성 검사 구속영장 기각 따라

핵심인물들 조사일정 조정 불가피

국민의힘 대선후보 확정前 힘들듯

‘윗선’이어 실무진 사주여부 불명확

손준성·김웅조사후 尹조사검토될듯

‘고발 사주’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가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대기하던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빠져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
‘고발 사주’의혹의 핵심 인물인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이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가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대기하던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빠져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

손준성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결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고발 사주 의혹’ 수사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11월초를 시한으로 삼았으나 그 전에 핵심 인물들에 대한 조사도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관여 여부 규명이 점점 더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공수처는 27일 손 검사 소환 조사 일정을 다시 조율 중이다. 이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손 검사를 조사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 전날 법원이 손 검사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영장심사 중 손 검사가 “향후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던 부분을 언급했다는 점에 비춰볼 때 조사가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 사건의 또 다른 핵심인물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경우 공수처가 여전히 조사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공수처는 김 의원이 이번 주 내 출석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김 의원은 국정감사 등 의정 활동 일정을 들어 줄곧 11월에 출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두 사람에 대한 조사가 조만간 이뤄지더라도 수사를 곧바로 마무리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확정되는 11월 5일 이전 마무리 방침이었던 수사는 그 이후에도 한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결정될 경우 여당과 제1야당 대선후보가 모두 후보 신분으로 수사를 받는 상황이 될 수 있다.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의 관여 여부를 의심받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검찰 수사를, 고발 사주 정점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윤 전 총장은 공수처 수사를 각각 받는 셈이다.

하지만 고발 사주 사건은 아직까지 손 검사를 기준으로 ‘윗선’은커녕, 후배 검사들을 거쳐 실제 고발 사주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부분도 여전히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 부분이 먼저 규명돼야 손 검사가 윤 전 총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를 따져볼 수 있다. 현재로선 이 사건의 최초 제보자인 조성은 씨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흘러간 범여권 인사 및 언론인들의 고발장 등 자료에 ‘손준성 보냄’이라고 찍힌 것이 조작되지 않았다는 점만 확인이 된 상태다. 지난해 4월 조씨와 김 의원 사이 통화에서 김 의원이 “우리가 고발장을 보내주겠다”며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부분 역시 구체적 확인이 필요하다.

공수처는 손 검사와 김 의원 등을 불러 조사한 다음 윤 전 총장에 대한 소환 조사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 안팎에선 이 사건이 촉발된 배경 자체가 윤 전 총장의 관여 여부에서 비롯된 만큼 어떤 식으로든 조사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손 검사와 후배 검사들 사이 고발장 작성 및 전달 경위에 대한 조사 정도 및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상황이 윤 전 총장 조사 일정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손 검사와 함께 공수처가 이 사건 고발장을 접수한 직후인 지난달 10일 직권남용, 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법원은 손 검사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혐의가 소명됐는지 여부에 대해선 뚜렷하게 밝히지 않고 현재 수사 상황에 비춰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없어 구속이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무리하게 신병을 확보하려다 ‘공식 1호 청구 구속영장 기각’이라는 오점을 남긴 터라 향후 강제수사에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수처는 법원의 기각 결정 직후 “손 검사에 대한 조사와 증거 보강 등을 거쳐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판단하겠다”며 재청구 가능성을 열어뒀다. 안대용 기자


dand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