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냉대 vs 실익.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2년 반만에 중국과 정상회담을 성사시켰지만, 시종일관 계속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냉대에 전세계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과 관련해 “회담은 2년 이상 이뤄지지 않았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전략적 호혜관계라는 원점으로 돌아가 관계개선의 커다란 진일보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일본 언론도 “1차 아베내각(2006~2007년) 당시 합의한 전략적 호혜관계를 재확인하고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주변에서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해상연락 메커니즘 합의했다”며 호평했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일본 측의 요청으로 성사된 ‘회견’이다”며 ‘정상회담’ 대신 ‘회견’을 써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시 주석도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에 노골적인 불만을 표현하면서 훈계조로 “최근 2년간 중일 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시비곡직(是非曲直ㆍ누구의 잘못인지)’은 명확하다”며 양국관계의 갈등 원인이 일본 측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회담 시간은 25분에 불과했다.

시 주석과 아베 총리와의 어색한 분위기는 이번 APEC 행사에서 ‘표정외교’라는 화두를 낳았다.

시 주석은 아베 총리와의 세번의 악수동안 단 한차례도 미소를 보이지 않았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웃는 얼굴로 환대한 것과 극명하게 대조를 보였다.

시 주석의 싸늘한 표정이 계속되자 “현지 글로벌 미디어센터의 관심은 ‘ABE(아베 총리의 영문명)’였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이 관계개선의 ‘첫걸음’이라고 말했지만, 동시에 아베 총리가 말하는 ‘원점’으로 돌아가려면 아직도 먼 길이라는 것을 보여준 기회이기도 했다”고 평했다.

한편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관계 재출발의 계기가 될지는 결국 중국에 달렸다”며 “중일관계 긴장감을 고조시킨 상태로 두는 것이 가장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쪽은 중국”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정부가 아시아 패권 장악을 위해 한층 적극적인 외교정책을 펴고 국민의 마음을 결집시키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FT는 “시 주석이 아베 총리와 보다 친기업적인 관계를 구축하기 시작한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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