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중남미 증시는 달러환산시 코로나19로 인한 하락 후 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지역이다. 가장 중요한 배경은 팬데믹 이후 민감 업종의 이익 모멘텀 열위 속 글로벌 구조 변화에 동참할 수 없었던 업종이 많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들어 중남미는 스태그플레이션과 통화가치 약세, 아세안은 델타 변이 장기화와 경제 재개 차질이라는 악재까지 직면하며 글로벌 대비 주가 부진이 지속 중이다.

아세안과 중남미 경제는 높은 잠재 성장성을 보유했지만 이익 성장은 다른 국가의 증시보다 낮은 수준이다. 아세안, 중남미 시총 100대 기업중 2021년 매출이 2019년 보다 높고, 2022년에도 매출이 10%이상 성장하는 기업은 8개, 13개에 그친다. 같은 조건에 미국은 24개, 한국은 19개의 기업이 부합하는 것과 대비된다.

2020년 아세안·중남미 증시에 최초로 IT/플랫폼 기업이 시가 총액 1위로 부상했다. 돌풍을 일으킨 주역은 동남아에서 이커머스, 게임, 디지털 금융을 전개하는 플랫폼 씨 그룹(SE.US)과 중남미에서 이커머스, 디지털 금융과 핀테크 사업을 영위하는 메르카도리브레(MELI.US)다.

씨 그룹은 2020년 이후 746% 상승하는 랠리를 펼쳤고 아세안 시총 1위에 등극한지 1년만에 2위 그룹과의 차이를 3배 벌렸다. 메르카토리브레는 2020년 이후 227% 상승했고 잠시 주가 부침을 겼었으나 다시 주도주 지위를 탈환했다.

이들의 주도주 등극에는 각별한 의미 부여가 필요해 보인다. 그간 아세안과 중남미는 테크 기업들의 불모지였고, 투자자들은 이 지역 테크 산업 성장에 투자할 적당한 대안이 없었다. 대장주의 지위는 광산, 금융, 소비재 등 구 산업의 전유물이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나타난 주도주 교체는 아세안·중남미 증시의 체질 변화와 커다란 성장 기회의 출현을 의미한다. 시장이 이 지역의 기술주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씨 그룹과 메르카도리브레가 놀라운 랠리를 펼쳤고 가격 부담 심화에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존재한다. 통화정책 정상화와 금리 상승 과정에서 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

하지만 아세안·중남미 시장의 잠재력에 투자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투자자들의 선호는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과거 플랫폼 업체들이 규모의 경제와 네트워크 효과를 누렸듯, 이들이 향후 이커머스 산업을 독식할 가능성도 있다.

이들 주가에 많은 기대감이 반영됐을지라도 독보적 성장성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잠재 성장성과 수급 상황을 따져보면 중장기 투자 매력은 여전히 높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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