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방송 아나운서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메이크업 비용 지불 문제를 두고 나눈 대화.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지역 방송 아나운서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메이크업 비용 지불 문제를 두고 나눈 대화.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남 지역 방송국의 한 아나운서가 100만원 대의 메이크업을 받은 뒤 할인을 요구하며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아나운서 측이 결국 한 달여 만에 비용을 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부산 지역에서 10년째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라는 A씨는 지난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메이크업 받고 100만원 넘게 먹튀한 경남 아나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경남 지역 인터넷 방송국에서 일을 하고 있는 한 아나운서에게 미스코리아 대회 출전 명목으로 150만원 수준의 메이크업과 헤어를 수차례 해준 후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월 21일 B 아나운서에게 미스코리아 대회 출장 메이크업 문의를 받고 당월 25일 리허설 메이크업을 진행했다. 비용이 부담된다는 B아나운서의 말에 A씨는 1회 비용(15만원)만 받고 리허설 메이크업과 메이크업 강의를 2회 진행하기로 했고, 20만원 상당의 반영구 문신까지 서비스로 시술했다. A씨는 B아나운서에게 메이크업 용품과 대회에 입고 갈 의상 4벌까지 무료로 빌려줬다.

대회가 열리는 같은 달 31일, A씨는 직원을 대동해 대회장이 위치한 전남으로 직접 차를 몰고 가 B아나운서에게 메이크업을 해줬으나 B아나운서는 예선에서 탈락했고, “멘탈이 나갔다”는 이유로 비용을 결제하지 않았다. 이후 A씨는 지난달 13일과 27일 B아나운서에게 연락해 결제를 부탁했지만 당사자는 답장을 하지 않거나, 결제 방식 변경 등의 이유를 들며 차일피일 지불을 미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난 6일 B아나운서는 무료로 대여받은 의상과 메이크업 용품을 반납하지 않은 상황에서 메이크업 비용 할인을 요구했고, A씨는 결국 “현금으로 100만원만 결제해 달라”고 안내했으나 B아나운서는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집에서 300km나 되는 거리를 직접 운전해서 새벽까지 가서 메이크업을 여러 번 해드렸고, 의상 4벌과 메이크업 도구까지 무상으로 대여를 해드렸다. 현금 결제를 조건으로 대폭 할인까지 해드렸고, 무엇보다 매순간 최선을 다 해 헤어와 메이크업을 했다”며 “그런데 이 아나운서는 한 푼도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상태로 서비스를 다 받아놓고 제가 연락하기 전까지 뻔뻔하게 아무 연락도 없었고, 차일피일 결제와 반납을 미뤘다”고 토로했다.

이어 “(B아나운서가 결제 요구에) ‘불쾌하다’는 적반하장의 문자를 보내면서 저와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은 상태로 ‘할인해주면 방송할 때 메이크업을 주4회 받으려고 했다’는, 아량을 베푸는 듯한 통보를 했다. 그리고 혼자 3개월 분납을 하겠다는 통보까지 했다”며 “결제가 밀렸으면 사과부터 하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기본 도의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가 공개한 문자메시지에는 B아나운서가 A씨에게 비용이 부담스럽다며 할인을 요구하는가 하면,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우니 3개월 분납하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B아나운서는 “방송할 때 메이크업 받을테니 디스카운트 부탁드린 건데 그런건 필요없단 식으로 말씀하시는 게 너무 불쾌하더라, 그래서 제가 생각한 방법은 3개월 분납이다. 여기서 더는 방법이 없다”며 “저를 욕하셔도 돈이 없다. 굉장히 가난하다”고 했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B아나운서 측은 A씨에게 연락을 취해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했고, B아나운서 어머니가 결국 100만원을 입금했다. 다만 A씨는 “B아나운서의 어머니가 자녀분의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는 말씀과 함께 원망 섞인 문자를 보냈다”면서 해당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는데, 문자에는 “아직 뭐라도 해보려고 하는 사회초년생 아니냐. 남의 자식을 이렇게 엉망으로 만든다는 거 과하다”고 A씨를 비판했다. 이어 “그X이 내 전화를 안 받는다”는 욕설 문자도 보냈으나, “딸과 싸우고 친정엄마에게 보낸다는 게 잘못갔다”고 정정했다.

A씨는 비용을 모두 지불받은 뒤 “저는 부당한 사실을 알려서 제 억울함을 호소하고, 이 업계에서 더 이상의 비슷한 피해자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올린 것이기 때문에 하나하나 대응하진 않고 있다”며 “진정한 사과를 하고, 제 탓으로 돌리지만 않으셨어도 좋게 마무리지으려 했는데 마음이 안 좋다”고 심경을 전했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