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줄이기도 부담인데 40%라니”

배출량 최다 철강, 최대 타격 불가피

조선·차 등 연관산업 생산·고용 파장

포항제철소 3소결공장에 설치된 질소산화물 제거 설비(SCR)모습. [포스코 제공]
포항제철소 3소결공장에 설치된 질소산화물 제거 설비(SCR)모습. [포스코 제공]

정부가 8일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기존 26.3%에서 40%로 상향한 안을 제시하면서 산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산업계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이 명시한 감축 하한인 35%도 부담이 된다는 입장을 밝혀왔는데 이번에 정부 안보다 오히려 더 높은 목표치가 설정된 것이다.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산업 구조와 현재 기업들의 기술 수준, 경쟁력 등을 고려할 때 이는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철강업은 생산량 감소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2019년 기준 국내 철강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억1700만t으로 전체 배출량의 16.7%를 차지한다.

현재 국내 철강사들은 대부분 에너지 효율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린 상태여서 지금의 생산수준을 유지할 경우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할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2030년 NDC를 지키려면 생산 규모를 줄이거나 향후 배출권 거래제를 NDC와 연동할 경우 막대한 비용을 들여 배출권을 사들이는 방법밖에 없다.

사실상 유일한 대안인 수소환원제철 공법이다. 하지만 2040년에서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요 비용도 30조∼40조원에 달해 기업에 부담이 크다.

한국철강협회는 최근 한 포럼에서 “NDC를 35% 이상으로 설정하면 철강 산업의 생산량 감소가 우려된다”며 “조선, 자동차 등 연관 산업의 생산 차질이나 고용 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산업연합회(KAIA)는 2030년 온실가스 24%를 줄이려면 전기차 누적 대수를 364만대로 늘려야 할 것으로 추산해 왔는데 감축목표가 40%까지 높아지면 단순 계산으로 전기차 누적 대수를 606만대로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선 결국 수입차 확대가 불가피하다. 이 경우 매출 감소와 근로자 대량 실직이 불가피하다는 게 자동차 부품업계의 주장이다.

반도체업계도 온실가스 추가 감축이 어려운 상황이다. 1997년부터 세계반도체협의회(WSC)의 온실가스 감축 활동에 따라 탄소배출 감축 설비와 장비를 도입해 온 터라 추가 감축 잠재량이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 유지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반도체 업계의 대규모 투자를 고려하면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조선업의 경우 불황기였던 2018년을 기준으로 NDC가 설정돼 향후 건조량 증가로 인한 탄소배출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발전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정부안에 따라 전환(발전) 부문은 2030년까지 약 1억2000만t(감축률 44.4%)의 탄소를 줄여야 한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 경우 석탄화력발전 비중을 현재의 41.9%에서 21.8∼15.0%까지 낮춰야 한다.

석탄발전 추가 폐지 없이 계절관리제와 석탄발전 상한제를 감축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거의 모든 발전소의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진다. 이로 인해 석탄발전 부실화 및 제약발전으로 상당한 지원금 투입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현일 기자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