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시민을 위한 많은 시설을 만들어 운영한다. 종합사회복지관, 노인복지시설, 청소년 시설 등이 대표 사례다. 그런데 이런 시설을 누가 운영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다. 시에서 직접 운영하기도 하지만 인력의 증원이 쉽지 않고 시설 운영의 전문성도 부족해 관련 분야의 전문 민간 사업자를 선정, 위탁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민간에게 시설운영을 맡기는 방향으로 정책이 결정되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 민간 사업자를 선정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민간에게 특혜가 발생할 경우 비판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민간 위탁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이 전례다. 전례대로 하면 복지부동이니, 반개혁적이니 하는 비난은 받을지언정 특혜 시비 등 비판에 휘말릴 가능성은 적기 때문에 이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선례가 없거나 적은 사업의 경우에는 이런 비난을 피하기 위해 공정하게 사업자를 선정하는 데 집중한다.
그런데 이런 공정한 선정에서 중요한 것이 평가기준의 설정이다. 선정 절차의 경우 하자가 있으면 선정 자체가 무효가 되고, 외형적으로도 객관적 확인이 가능해 이를 어기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공정한 경쟁을 거쳐 민간 사업자를 선정함에도 일부 민간위탁사업은 특정한 사업자들이 이를 독식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는 대부분 평가 기준이 원천적으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경우가 많다. 민간위탁사업자 평가 기준에는 대부분 민간 사업자의 실적을 반영한다. 그런데 실적을 어디까지 포함시키느냐에 따라 평가결과가 달라진다. 예를 들면 청소년시설을 위탁하는 경우 직접 청소년시설을 운영한 실적만을 반영하는 실적 기준을 만든다면 시설운영 실적은 없지만 실질적으로 청소년사업을 많이 한 사업자의 경우에는 사업 실적이 반영되지 못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 이런 시설운영의 경우 시설에 맞는 프로그램을 얼마나 잘 만들어 운영하느냐에 따라 그 성패가 달라짐에도 시설운영 여부만을 실적의 평가 기준으로 정하게 되면 신규 사업자에게는 불리한 평가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민간위탁의 경우 민간 사업자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매우 중요한 데, 민간사업자 자체의 능력보다는 민간사업자가 위탁받아 운영하는 시설의 인력이나 재정까지도 능력으로 인정함으로써 민간사업자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자의 본질적인 능력과 관계없이 공적 지원금으로 이루어진 위탁시설의 능력을 사업자의 능력으로 인정 하는 평가기준은 계속 위탁 받는 기관을 늘려 나가게 되는 요인이 되며, 이는 사업의 실속운영 보다는 외형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게 되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
위탁 사업비 전액을 위탁 받은 사업에 사용해야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위탁 받은 사업자가 일부 사업비를 분담함에도 특정 사업자들이 더 많은 시설을 위탁받으려 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위와 같은 부적절한 선정 기준에 기인한 경우가 많다. 실질적인 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평가 기준을 만들어 선정 절차뿐만 아니라 선정결과도 공정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홍석 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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