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의 ‘좋아하는 형님들’ 두고 의혹 계속돼
화천대유 내부에서도 “어떤 자문했는지 몰라”
16명 회사에 고위 법조인 몰려…업계도 “의문”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자산관리사로부터 고액의 자문료를 받은 법률 고문단에 대해 정작 화천대유 대표도, 천화동인 핵심 인사도 정체나 활동 내용을 전혀 몰랐다는 증언이 나왔다. 초호화 법률 고문단이 계약금만 받은 채 실제 자문업무는 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상 실소유주와 핵심 측근이 이른바 ‘보험’을 위해 법조계 인사들을 관리했다는 정황으로, 관계사인 천화동인 내부뿐만 아니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표도 문제의 초호화 고문단에 대해 “참여자나 내용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언급했다.
1일 복수의 화천대유·천화동인 관계자에 따르면 화천대유와 자문계약을 한 법조계 출신 고문단은 자문을 대가로 상당한 금액을 지급받았지만 정작 개발사업 업무를 맡은 실무진은 자문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
화천대유 대표를 맡았던 이성문 전 대표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개발사업을 전담한 실무급은 고액의 자문, 고문뿐만 아니라 실소유주로 지목된 남모 변호사, 정모 회계사 등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대학 동문’이라는 이유로 사업에 참여했지만 관련 의혹과는 무관하다”고 거듭 강조한 그는 “대표를 맡았기 때문에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겠다”면서도 “자문단이나 배당 등에 대해서는 관여하지도, 알지도 못 한다”고 언급했다.
천화동인 내부 관계자 역시 “법률 자문이 이뤄졌다면 사업에 필요한 내용일 것이고, 그 자문 내용을 업무에 활용하는 것이 상식인데 실무급뿐만 아니라 이사들도 내용을 알지 못 한다”며 “초호화 고문단이 있다고 하는데 정작 사업을 수행한 직원들은 어떤 자문이 있었는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화천대유에서 실무를 맡았던 관계자 역시 “자문 내용 등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자문계약 사실이 밝혀진 법률자문단이 사업과는 무관하게 화천대유의 실소유주인 김만배 씨 등이 향후 생길 문제 상황 등에 대비하기 위해 고문단 형태로 법조계 고위 인사들을 관리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화천대유의 법률 고문단에는 박영수 전 특검과 김수남 전 검찰총장,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 이동열 전 서울서부지검장 등 검찰 고위급 인사를 비롯해 권순일 전 대법관과 이창재 전 법무부 차관, 이경재 변호사 등이 포함됐다. 이 중 박 전 특검과 권 전 대법관, 원유철 전 의원 등은 고문계약을 맺고 화천대유에 재직한 반면, 일부 법조계 인사는 법률 자문계약을 통해 자문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법조 출입기자로 활동했던 김씨와 맺은 개인적 인연으로 고문이나 자문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김씨는 지난달 27일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용산경찰서에 출두하며 “대가성은 없었다. 제가 좋아하는 형님들, 멘토 같은 분들이라 모셨는데 뜻하지 않게 구설에 휘말리게 돼 죄송할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을 직원 수가 16명에 불과한 회사의 고문단으로 보기에는 과도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판단이다. 한 부동산개발업계 관계자는 “개발 과정에서 법률 자문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저 정도의 호화 고문단을 운영할 이유는 전혀 없다”며 “그만큼의 자문이 필요한 법적 다툼이 있었을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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