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경영자 99%…징역형 땐 회사 올스톱
모호한 법 규정…대관·법무 대응능력 더 취약
안전 관련 비용 부담…경영난 전이 불보듯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당장 내년 1월부터 모든 산업현장에 적용된다.
경영계 특히, 중소기업계가 맞닥뜨려야할 어려움은 대기업의 몇 갑절이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회사가 문을 닫게 될 판이라는 하소연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중소기업은 대표이사와 오너가 99% 일치한다. 중대재해로 오너가 징역형을 받게 되면 회사 경영이 올스톱될 수밖에 없다. 그게 대·중견기업과 다른 중소기업이다.
전문경영인(CEO) 영입도 어려워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중대재해가 발생해 언제 철창신세를 지게될 지 모를 상황에 중소기업 대표자리를 선뜻 맡을 사람이 있을까.
대기업에 비해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역량이 부족한 점도 중소기업엔 뼈아프다. 당장 생산인력을 채우기도 빠듯한 현실에서 안전교육이나 관련 인력·조직을 신규로 구비하기엔 벅차다.
그렇다면 사업주가 관련 법 규정을 조목조목 숙지해 일일이 대응할 수 있을까. 법 시행령은 사업주가 안전보건 관계법령 전반을 준수하도록 포괄적으로 규정했다. 직업성 질병의 중증도나 안전·보건 관계법령 등 경영책임자 의무내용의 위임근거 부재 등 규정의 문제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전문가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사업주의무를 중소기업이 알아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시행까지 4개월 남은 상황에서 시간마저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결국 중소기업의 경영을 악화시킬 소지가 있다. 코로나로 이익이 줄어든 상황에서 안전 관련 비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 중기중앙회가 올 초 실시한 설문에서 중소기업 500곳 중 80%가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에 부담이 된다’고 답한 것은 괜한 소리가 아니다.
시설자동화 비중을 늘려 안전사고를 줄이려고 해도, 당장 설비투자에 들어가는 목돈을 감당하기도 어렵다.
또 납품단가가 인상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요되는 안전관리 비용은 경영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감을 주는 원청업체들이 안전관리 비용을 납품단가에 고려해줄 가능성은 희박한 탓이다.
중소기업계는 “시행령 외 세부 가이드라인을 보급하고 처벌 보다는 계도 중심으로 현장을 지도해야 한다. 최소 1년 이상의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