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전주보다 0.38% 올라
6주째 0.3%선 넘는 높은 상승률 유지
거래 감소에도 호가 뛰며 가격은 오름 추세
전문가들 “추석 이후에도 강보합세 예상”
전세시장 불안이 상승폭 키울 수 있다는 분석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집값 상승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매물이 워낙 부족한 데다 전셋값까지 오르고 있어서다. 정부가 공급대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대출 제한과 금리 인상으로 돈줄을 조이는 등 시장 안정화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매수심리가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2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8% 상승했다. 9월 첫째 주(0.45%)보다는 오름폭을 0.7%포인트 좁혔으나 6주째 0.3%를 넘는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범위를 수도권과 전국으로 넓히면 아파트값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수도권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0.54%로 8월 둘째 주부터 0.6% 선을 넘나드는 오름세를 보였다. 전국도 지난주 기준 0.47%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가격 부담감과 매물 부족으로 거래 자체는 줄었으나 매도호가가 크게 뛰면서 적은 거래량에도 가격 상승세가 따라붙는 모양새다.
실제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매도자 우위의 시장 상황은 유지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7.1로 9월 첫째 주(107.2)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수도권 전체로도 같은 기간 112.1에서 111.5로 0.6포인트 내리며 7월 셋째 주부터 9주째 110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방은 105.1에서 105.3으로 오름폭을 키웠다.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을 밑돈 곳은 대구(97.7) 한 곳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매수세가 이어지며 올 연말까지 강보합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장기간 이어진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상승세가 다소 주춤할 수는 있으나 조정세로 돌아설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가을 전세시장 불안이 최대 변수라고 입을 모았다. 전세 유통물량 감소에 따른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금리가 여전히 낮은 데다 전세난이 지속되고 있어 작은 집이라도 장만하려는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집값 상승의 주요한 원인은 과잉 유동성과 전세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에 따른 매물 잠김 등인데 특히 전세난이 진정되지 않는 한 시장이 안정화되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추석 연휴 전 거래활동이 뜸해지면서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오름폭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수심리 강세와 더불어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커지는 전세시장의 불안이 아파트값 상승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택임대차보호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신고제) 시행 이후 전세시장 불안이 심화된 가운데 대출 규제까지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상황이 나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주택시장 상승장의 추세 반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정부의 속도감 있는 공급대책 실행으로 불안심리가 해소되면 추격매수세가 잦아들면서 조정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여 연구원은 “정부가 비아파트에 대한 건축규제를 완화하고 세제지원을 강화해 단기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데다 10월 이후에는 2차 사전청약도 예정돼 있어 잠재 매매수요의 관심을 분산시킬 것으로 기대된다”면서도 “다만 공급이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시장안정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