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으로 국토가 폐허가 된 1950년대 초 연합군 총사령관이었던 맥아더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한국이 재건되는 데 최소 100년은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런 우리나라가 최근 유엔무역개발회의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국가 지위가 격상됐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중화학공업과 ICT를 중심으로 한 정부의 육성정책과 민·관의 연구개발 투자 확대에 힘입어 급속한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끌 새 성장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는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바이오헬스를 차세대 3대 주력산업으로 선정, 집중 육성하고 있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위상은 어떨까? 전 세계 바이오산업은 시장규모가 2025년 14.4조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내 바이오시장의 세계시장 대비 점유율은 2% 내외에 불과하다. 바이오산업이 국내 G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면서 국가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바이오입국을 이루기 위해서는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수준의 혁신적인 국가전략과 리더십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인재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 학제·기술 간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이 빠르게 생겨날 것이므로 이에 대비한 융합형 인재를 키워야 한다. 또한 리더급 중개연구 전문가와 의사과학자를 대폭 확대해 의약품 개발의 성공률을 높이고, 혁신적인 제품의 안전성·유효성 등을 평가하는 규제과학 전문인력도 적극 육성해야 한다.
둘째, 규제를 혁신해 산업화의 속도를 높이고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규제는 필요하지만 과도하거나 시대에 뒤진 규제는 혁신과 투자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또한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규제전문가가 참여하고, 선진국들처럼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셋째, 바이오는 많은 부처가 관련돼 있기에 부처별로 추진하는 정책과 사업을 종합 조정하고 협업을 이끌어낼 기구가 필요하다. 바이오의 큰 틀에서 국가 차원의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초연구 단계로부터 산업육성까지 총괄 조정할 수 있는 상설 조직을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넷째, 대한민국을 매력적인 하나의 큰 바이오 클러스터로 만들어야 한다. 지역별로 특화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상호보완적 연계가 이뤄지게 해야 한다. 정부는 혁신적 아이디어가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
다섯째,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내셔널 이니셔티브를 추진해야 한다. 미국은 2016년부터 정밀의료, 암극복 등 장기 대형 민·관 협력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노화과학, 정밀의료, 합성생물학, 마이크로바이옴 등의 분야에서 범국가 차원의 내셔널 이니셔티브를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
바이오가 열어가는 세상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미래다. “미래는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렸다”는 간디의 말처럼 혁신적인 장기 계획과 목표를 세우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과제들을 세밀하게 추진하는 대관세찰(大觀細察)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장성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