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구청 멋대로 ‘h’자 넣어서 여권 발급하자 소송
해외에서 태어난 아이가 사용해 온 이름이 국내 여권과 다르다면 여권의 로마자 이름을 바꿀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강우찬)는 8살 아이 A군이 외교부장관을 상대로 낸 여권 영문성명 변경 거부처분취소 청구의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31일 밝혔다.
법원은 판시 근거로 대한민국이 1991년 가입한 ‘유엔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을 제시했다. 아동권리협약은 행정당국 등의 모든 활동에 있어 아동의 이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모든 적절한 입법적·행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재판부는 “헌법과 위 아동권리협약의 원칙에 입각해 볼 때 A군의 로마자성명 변경사유가 인정됨에도 외교부가 그 신청을 거부할 수 있을 만큼 중대한 공익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A군이 태어나 지금까지 평생 동안 불리고 쓰던 이름을 계속 쓸 수 없게 된다면 사회생활상 불편과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덧붙였다.
2014년 프랑스에서 출생한 A군의 국내 가족관계등록부상 이름은 ‘선후’다. A군의 부모는 출산 당시 프랑스 행정기관에 ‘seonou joshua’로 로마자 성명을 등록했다. H가 묵음인 불어문화권에서 ‘seonou’가 더 적합한 철자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뒤 부모는 국내에도 같은 로마자 이름으로 여권 발급을 신청했지만 당시 구청은 대한민국 이름인 ‘선후’의 로마자 표기법에 어긋난다며 ‘seonou'를 'seonhou’로 'h'자를 넣어 여권을 발급해줬다. 서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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