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문인들 “절경에 소리를 질렀다”

포항 내연산 계곡 숲길
포항 내연산 계곡 숲길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만 길 하얀 절벽이 좌우에 옹위하며 서 있고 천 척 높이 폭포수가 날아 곧장 떨어져 내렸다. 아래에는 신령스런 못이 있어 깊이를 헤아릴 수 없었다. 연못가의 기이한 바위는 저절로 평평하게 되어 수십 명은 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다리로 올라보니 선계에 앉은듯하여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포항 내연산 폭포 중 한층
포항 내연산 폭포 중 한층

조선 중기 문인 서사원(1550~1615)은 포항 내연산 폭포 일대를 유람한뒤 ‘동유일록(東遊日錄)’이라는 책에 경탄을 금치 못한 감상을 적었다.

내연산은 경북 내륙의 산들이 동해안으로 이어지는 산으로 풍화에 강한 화산암 기반이라 깎아지른 절벽과 깊게 패인 계곡이 많다. 이 계곡에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침식지형의 폭포와 용소들이 다양한 경관을 만들어내고 있다.

내연산 계곡은 직선거리로 10킬로미터가 넘는 긴 구간에 굴참나무와 물푸레나무, 작살나무와 병꽃나무 등이 숲을 이루고 있으며 기암괴석의 사이사이마다 부처손, 바위솔, 바위채송화 등이 자라 식생의 보존도 양호하다.

내연골
내연골

이곳은 청하골 또는 내연골로 부르는데 물이 맑고 깨끗하여 언제나 청량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계곡 입구의 유서 깊은 사찰인 보경사를 지나면 상생폭포를 시작으로 여러 폭포들을 만날 수 있으며 풍부한 폭포수가 크고 작은 용소(龍沼)를 만들어 언제나 시원한 감흥을 일으킨다. 특히, 연산폭포(내연폭포)는 여러 폭포 중 규모가 가장 커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며 여름철의 우렁찬 물소리와 겨울철의 얼음기둥이 압권이다.

정선의 내연산삼용추도(1734년경)
정선의 내연산삼용추도(1734년경)

‘신증동국여지승람’, ‘대동여지도’에 내연산과 삼용추(三龍湫)로 기록돼 있고 겸재 정선의 ‘내연산폭포도’, ‘내연삼용추도’에도 담겨있다. 서사원 외에 조선 중기 문신 황여일의 ‘유람록’도 감탄하는 표현들이 나온다. 포항 내연산 폭포는 자연유산을 즐기며 살아온 조상들의 생활모습이 기록 등을 통해 잘 드러나 역사‧문화적 가치도 높다.

문화재청은 23일 이곳을 국가 명승으로 예고하고 30일간 각계의견을 수렴한뒤 이견이 크지 않으면 지정을 확정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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