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관광선임 기자] 경기관광공사 내정자 자리에서 20일 스스로 물러난 황교익(59)씨는 내정 직후 몰아친 ‘학연, 보은 내정’ 논란을 대응하는 과정에서, 직무적합도 마저 부적격임을 드러내고 말았다.
어릴적 꿈이 시인이었던 그는 농민신문 기자 및 간부를 거쳐 맛 칼럼니스트로 활동했으며, 이같은 이력은 관광의 핵심 중의 하나인 음식문화와 그를 둘러싼 문화인류학적 콘텐츠 발굴, 매력적인 것의 개척 및 공유, 경기도 관광자원의 마케팅 및 홍보에는 적합한 면이 있는 것으포 평가받았었다.
하지만, 내정 이후 각종 논란에 대처하는 과정에서는 ▷논리보다는 과도한 감정을 앞세운 대응 ▷과도한 언사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기정사실화 ▷자기 주장의 근거를 납득할 수준까지 제시하지 못하는 면 ▷스스로 정치인으로 느끼는 것 아닌가 하는 관측을 낳을 정도의 다분히 정치적인 언행 등을 노출하고 말았다.
같은 대학출신을 뽑았다는 공세가 오면, “그 대학 출신으로 문화관광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능력을 가진 분들이 한둘이 아닌데, 그 수천명 중 누가 뽑혀도 학연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식의 입장만 내놓으면 된다.
내정권자가 궁지에 몰린 사안에 대해 ‘이해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을 가지고 “보은 내정”이라고 주장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당시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음을 많은 국민들이 공감했는데, 그런 공감을 가진 수천만명 중 누가 관광공사 사장이 되어도 보은이라고 주장할수 있다면 이는 말이 되지 않는다”는 식의 해명만 하면 된다.
그리고 황씨는 기본적인 해명이 끝나면 ‘내가 경기관광공사 사장이 된다면’이라는 비전 콘텐츠을 알리는데 주력했어야 했다.
간만에 스포트라이트가 비쳤는데 얼마나 호기였는가. “나는 이것을 하겠다. 저것을 저렇게 개선하겠다, 수도권이라 역차별되고 조명되지 않는 매력들을 발굴해 알려나가겠다” 등등의 비전을 보였다면 직무적합도가 정치공방보다 주목받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황씨는 자충수를 두어도 세게 두었다. 어쩌면 이번 경기관광공사 사장 내정 실패 보다 더 큰 실패를 앞으로 겪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알지 못했던 오피니언 리더로서의 의문점을 양산했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해 비판하는 정파들이 많고, 그 내용들은 뻔한데, 갑자기 특정 정치인을 콕 찝어 “정치생명을 끊겠다”고 한 것은 논리적으로도, 흐름상으로도, 신분상으로도 맞지않은 언사였다. 국민들은 이 한마디를 보고 아연 실색했을 것이다.
관광마케팅이란 설득커뮤니케이션, 합리적 계약 등을 통해 수많은 네트워크와 조화로운 연결을 도모하고, 이를 자기 고장의 매력을 발산하는 것으로 유도하는 것인데, 이런 식의 대응이 경기관광공사 사장 직무수행과정에서 빚어졌을 경우 네트워크를 상실할 뿐 만 아니라 경기도에 먹칠을 할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을 상당수 국민들은 했을 것다. 심지어 “저 정도라면 자리가 사람은 만든다는 격언 조차가 적용하기 어려운 지경”이라는 관광업계 일각의 촌평도 들린다. 관광은 종합서비스 업종이다. 더욱 자세를 낮춰 경청하고 유익한 정보를 주며, 지역의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는 일인데,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런 와중에 “떡볶이가 정크푸드”라는 그의 언사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와 왜색 논란이 더해진다. 설사 그게 팩트라고 하더라도 문제제기 방식은 매우 실증적이고, 과학적이며, 국민간식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그는 실증, 과학, 신중 모두를 잃었다.
처음 내정 소식을 접하고 기대감을 가졌던 관광인들 마저도 “논란은 있어도 직무적합도는 있는 줄 알았더니 함량 미달”이라는 실망이 우세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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