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지적장애인 정신의료기관 입원절차 개선해야”
복지부에 본인 의사 확인 절차 지침 마련 등 대책 권고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퇴원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의입원한 중증 지적장애인의 퇴원 요청을 무시한 정신의료기관에 대해 신체의 자유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A병원장에게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유사 행위 발생 방지를 위해 인권·직무 교육을 실시할 것을,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병원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지적장애인 임의부당 입원연장 사례에 대해 행정조치할 것을 각각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능지수 44에 심리사회적 발달이 5세 수준인 중증 지적장애인인 B씨는 지난해 11월 본인의 입원 신청과 부친의 동의로 A병원에 동의입원했다. 이후 올해 1월 B씨 부친의 요청으로 퇴원해 당일 다른 대학병원에 보호입원됐다.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은 당사자가 직접 입원을 신청하는 것을 자의입원으로, 당사자와 보호의무자가 함께 신청하는 것을 동의입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자의입원과 동의입원은 자발적 입원으로 간주해 언제든 환자가 입·퇴원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다.
B씨는 입원 당일부터 병원 측에 “여기 못 있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여러 차례 전달했고, 간호기록지에도 이러한 사실이 기록됐다. 하지만 병원 측은 B씨가 퇴원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아 요구를 불허했고, B씨의 서명이 담긴 입원연장신청서를 들며 입원 연장을 원했다고 주장했다.
인권위는 B씨의 이해력, 판단력 등을 고려했을 때 자발적 의사에 따라 입원하는 것도, 퇴원신청서를 스스로 작성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또 A병원이 동의입원제도 신설 후 한 번도 아들을 입원시켜 본 적 없는 부친과 B씨를 회유해 동의입원한 것으로 처리하고 퇴원요구도 불허했다고 봤다.
조사 과정에서 B씨와 같은 방에 입원한 다른 환자는 의사소통이 전혀 불가능한 최중증 무연고 지적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자의입원한 것으로 처리돼 장기간 입원하고 있었다며 병원 측이 동의입원제도를 악용했다고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인권위는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지적장애인이 임의로 정신의료기관에 자의입원돼 장기 입원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적장애인의 의사확인 절차를 명확히 하는 지침 개발 등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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