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하며 “국민께 정말 죄송” 고개 숙여
이 부회장 첫 행보로 수원 선영 찾을 듯
17일 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 참석 전망
‘대국민 신뢰 회복’ 활동에 역점 가능성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광복절을 앞둔 13일 구치소에서 전격 출소하면서 경영 복귀 시점 등 향후 행보에 경제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5분께 검은색 정장을 입고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서울구치소 정문을 걸어 나왔다. 그는 취재진에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면서 “정말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큰 기대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의 첫 행보로 경기 수원시 가족 선영을 찾아 참배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작년 10월 고(故) 이건희 회장의 영결식을 치른 뒤 12월 49재 등을 지냈지만 올해 수감된 이후에는 선영을 찾지 못했다.
지난 2018년 2월 이 부회장은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풀려났던 당일 오후 곧바로 이 회장이 입원해 있는 삼성서울병원을 찾은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즉각적인 경영복귀 대신 성찰의 시간에 무게를 뒀다.
올해의 경우에는 이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시간이 2018년 때보다 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패권경쟁 심화 등 급박한 외부 상황을 감안하면 투자 결정을 비롯한 경영 정상화·신사업 구상 등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첫 외부 행보로 반도체 분야나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 분야 현장을 점검하거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현장 등을 방문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 부회장에 대한 취업제한 해제 시점 등은 경영 복귀에 변수가 될 수 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상 5억원 이상 횡령·배임 등의 범행을 저지르면 형이 확정된 날부터 5년 동안 취업이 제한된다.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으면 가석방 기간에도 취업이 가능해진다.
이 부회장의 향후 경영활동과 관련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홍남기) 부총리가 (이 부회장을) 챙기고 있다”면서 “(홍 부총리가 이 부회장에 대해) 불편 없이 잘 해달라고 하는 말씀을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도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반면 이 부회장이 직접적인 경영 복귀 대신에 ‘대국민 신뢰 회복’ 활동에 좀 더 역점을 둘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가석방은 조건부 석방이기 때문에 경제사범에 적용하는 취업제한이 그대로 적용되고, 해외 출장 등 현장 경영도 자유롭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삼성의 사회 공헌 행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나온다.
당장 오는 17일로 예정돼 있던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에 이 부회장이 직접 참석해 대국민 신뢰회복 방안을 의논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지난 9일 이 부회장의 가석방 결정이 내려진 이후 삼성은 일감몰아주기 혐의를 받은 사내급식을 외부 중소기업 등에 추가로 개방하고, 삼성전자 노사는 창사 52년만에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 준법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판 대응도 이 부회장의 주요 일정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물산·제일모직 불법 합병 의혹’ 사건과 ‘프로포폴 불법 투약 의혹’ 사건으로 각각 재판을 받고 있다. 둘 다 이제 시작 단계로 최종 판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종 경영 관련 일정이 있다고 해도 두 재판에 대한 출석 문제가 먼저 고려돼야 하는 상황이다. 양대근·김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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