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홍보물 모니터링 결과 발표

성차별 표현 760건으로 가장 많아

국가인권위원회의 정부 홍보물 혐오표현 실태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인종 관련 문제표현. [국가인권위원회 자료]
국가인권위원회의 정부 홍보물 혐오표현 실태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인종 관련 문제표현. [국가인권위원회 자료]

여성을 비서, 가정주부로만 그리거나 아시아권 출신 외국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등 정부 홍보물에서 성·장애·인종 관련 차별·혐오표현을 900건 넘게 쓴 것으로 확인됐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하지 않도록 인권감수성을 증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3월부터 두달간 정부 18개부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각종 홍보물을 대상으로 혐오표현 실태 위탁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성·장애·인종 소수자에 대한 차별·혐오표현을 944건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점검에서 가장 많은 문제표현이 발견된 부문은 성차별 표현으로 총 760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기업 대표, 전문가는 남성으로만 표현하는 성별 대표성 불균형이 34.5%로 가장 많았고, 여성을 치마, 하이힐, 붉은 색 의상, 두드러지는 신체 굴곡 등 고정적 이미지로 그리는 등의 성역할 고정관념·편견이 27.7%로 뒤를 이었다.

육아, 가사, 명절음식 준비 등 돌봄노동 주체로 여성을 내세우는 등의 가족에 대한 고정관념·편견 표현도 19.6%로 비중이 작지 않았다. 출산, 육아 이미지에 여성만 등장시켜 저출산의 원인을 여성에게 돌리는 듯한 성차별적 귀책 표현도 9.5% 발견됐고, ‘미망인’, ‘올드미스’, ‘출가외인’ 등 구시대적 표현(0.9%)도 여전히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종·이주민 관련 모니터링에서는 150개(중복 포함 213개)의 문제표현이 확인됐다. 외국인 영어교사는 금발의 백인, 미등록 외국인은 어두운 피부와 곱슬머리, 우울한 표정 등 이미지로 표현하거나 다문화 가족 구성원은 특정지역 출신으로 한정하는 등 정형화·편견·고정역할이 우려되는 표현이 35%로 가장 많았다.

또 선량한 외국인, 외국인 밀집지역, 다문화인 등 외국인 입장에서 비하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혐오·차별·비하 표현 비중은 26%로 집계됐다. 17% 가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이주노동자를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등 사회문제·위험·폭력 관련 문제표현들이 차지했다.

장애인과 관련해서는 ‘신체적 장애를 극복한다’ 등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묘사하는 선입견·편견 표현이 18건(53%), 장애인의 반대적인 표현으로 정상인, 일반인을 사용하는 등 금지 표현이 16건(47%) 발견됐다.

인권위는 “직접적인 혐오표현이 줄어들고 차별적 표현의 정도가 약해지고 있으나,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담은 표현이나 이미지가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이번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홍보물 관련 규정 및 점검 절차·체계 보완, 공무원의 인권감수성 증진을 위한 교육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