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제보자 휴대폰 확보 못해

기획의도 있었는지 규명에 한계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당사자인 이동재 전 채널A 기자가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이 사안을 기획한 배후가 따로 있다는 ‘권언유착’ 의혹 수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이 핵심 인물인 ‘제보자X’ 압수수색 시기를 놓치면서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하는 데 그치고 실제 기획 정황이 있었는지 여부를 밝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이 전 기자의 1심 판결문을 보면, 법원은 이 전 기자가 검찰과의 관계를 언급하게 된 상당수 대화가 지씨가 유도성 질문을 하고, 여기에 대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씨를 향해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정관계 인사에 대한 금품제공 장부나 송금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것처럼 언동했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법원은 이 전 기자가 한 말은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의미에 가까운데, 지씨는 ‘비리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검찰 관계자를 통해 더 중한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왜곡 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기재했다. 지씨는 MBC에 이 사건을 제보한 인물이다.

이 사안에 대해 배후가 있다는 ‘권언유착’ 주장은 지씨가 무리하게 허위 제보를 하고, 이 대표에게 왜곡된 의사전달을 할 동기가 없다는 점에 근거를 두고 있다. 지씨가 여권 관계자들과 폭넓은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데다, 전과자인 지씨의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대표도 여당 현역 의원이라는 점도 작용한다.

하지만 지씨가 어떤 동기에서 이 사건을 벌이게 된 것인가는 밝히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씨는 1심 재판에서 증인으로 채택됐는데도 출석하지 않았다. 법정에서 허위진술을 하면 위증죄로 처벌받는다. 이 전 기자의 노트북과 한동훈 검사장의 전화기를 압수한 검찰은 지씨 전화기는 확보하지 않고, 지씨 딸 명의로 개통한 차명폰 통화내역을 확보했다. 이 사건 내막을 잘 아는 법조인은 “배경을 알려면 지씨의 전화기를 압수수색해서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시간이 많이 흘러서 증거가 인멸됐을 것”이라며 “업무방해 처벌은 가능하겠지만, 배경을 밝히는 수사는 사실상 실기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제보자 지씨가 업무방해로 기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무방해죄는 시위 등 위력에 의한 것 뿐만 아니라, 속임수를 통한 ‘위계’의 방법을 쓴 경우도 처벌한다. 좌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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