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우리는 살아가면서 주변 상황이나 사건에 의해 일시적으로 기분이 우울해지고 가라앉는 것을 경험한다. 그러나 너무 세게 눌린 나머지 다시 튀어 오르지 못하는 용수철처럼 침울한 기분이 비정상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우울증이다. 침울한 기분은 쓸쓸함, 슬픔, 불안, 절망, 허무, 답답함, 초조함 등의 다양한 감정으로 표현된다. 우리가 감기에 걸리더라도 몸살감기, 코감기, 목감기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 것처럼 우울증 역시 천의 얼굴을 가진 질환이다. 우울증을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비유하는데 실제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10명 중 1명은 우울증에 걸린다고 보고될 정도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라고 볼 수 있다.

우울증은 매우 흔하면서도 방치되기 쉽다. 누구나 우울할 수 있다는 통념이나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거리감이 치료가 지연되는 하나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우울증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며 재발 방지가 치료의 핵심이 되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되면 망설이지 말고 병원을 찾아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일조량이 점차 줄어드는 때에는 우울증 환자가 더욱 증가한다. 낮이 짧고 밤이 길어 해를 볼 수 있는 시간이 줄고 게다가 추운 날씨에 실내 활동 위주로 생활하다보면 다른 계절에 비해 햇볕의 양이 줄어들게 되는데, 이런 상태가 우울증을 만들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민수 교수는 “햇볕의 양이 줄면 몸속에 멜라토닌이 많아져 우리 몸이 밤으로 인식해 정서적으로 불안해질 수 있다”며, “만약 2년 이상 가을-겨울에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 볼 수 있으니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우울증의 가장 적절한 치료 방법은 약물치료와 더불어 정신치료를 병행하는 것이다. 약물치료는 환자가 보이는 증상, 약물의 부작용, 과거 약물 치료에 대한 반응, 처방 비용 등을 고려하여 적합한 약제를 처방하게 된다. 항우울제를 복용하더라도 치료 효과는 투여 직후가 아닌 약 2주 뒤에 나타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꾸준히 투약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약물치료로는 전기경련요법, 두개경유자기자극술, 심부뇌자극술, 미주신경자극술, 광치료 등이 있다. 이러한 방법들은 어느 정도 유용성과 안전성이 확립되어 있지만 아무래도 약물치료보다는 낯설고 두렵게 느껴지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들의 거부감이 있는 편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사용하기보다는 약물치료만으로 충분한 호전을 보이지 않을 경우 고려하게 된다. 정신치료는 의사와 환자가 대화를 나누면서 치료를 해나가는 면담 치료이다. 치료 대상과 기법에 따라 역동 정신 치료, 대인관계 치료, 인지행동 치료, 부부치료, 가족치료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치료 목표와 환자의 선호도, 전문의의 특정 기법에 대한 숙련도를 고려하여 환자 개인별로 가장 최적화된 치료법을 진행하게 된다.

이민수 교수는 “우울증 예방에는 평소 신뢰할 수 있는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 간의 대화가 큰 도움이 된다”며 심리적 안정감을 강조했고, “요즘 같이 날씨가 추워지는 때에는 낮 시간에 30분 이상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결국 신경도 몸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과 가벼운 운동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