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올해 시베리아에 38년 만에 제일 많은 양의 눈이 쌓이면서 이번 겨울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추위가 북반구 국가들을 강타할 전망이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 러트거스대 눈(雪)연구소는 올 10월 말 현재 시베리아의 적설 면적이 1410만㎢로 집계돼 1976년 이래 3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눈으로 덮인 지역이 늘어나는 속도는 1998년 이후 제일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아시아와 유럽은 물론 미국까지 지난해를 뛰어넘는 혹한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시베리아의 적설 면적은 1285만㎢였다.
이는 눈이 쌓이면서 낮아진 지표면 온도가 시베리아 고기압을 강화시켜 차가운 공기를 아래로 밀어내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발달한 시베리아 고기압으로 북극 대기층을 순환하는 차가운 공기 덩어리를 가둬두는 힘이 약해져 븍극의 찬 공기가 남하하게 된다. 지난해 북미 지역을 덮친 극지 회오리바람, ‘폴라보텍스’(극 소용돌이)가 바로 이것이다.
미국 대기환경연구단(AER)의 주다 코언 계절예보소장은 블룸버그에 “지난달 유라시아의 적설량이 급속도로 늘어났다”면서 “북반구의 겨울이 추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지난 겨울 폴라 보텍스로 기록적 한파를 겪은 미국에서 난방 수요 급증에 천연가스 가격이 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음을 상기시키며 올해도 이같은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북극 해빙(解氷)으로 유럽과 동북아시아에 혹독한 겨울이 닥칠 가능성이 지난 10년간 배 가량 늘어났다는 주장도 제기돼 이레저레 올 겨울 북반구는 추운 겨울을 나게될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실은 논문에서 일본 마사토 모리 도쿄대학 교수팀은 2004년 이후 북극해, 바렌츠해, 카라해 등에서 해빙이 융해되면서 북극의 찬 대기가 유럽과 아시아로 남하할 확률이 배 이상이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컴퓨터 모델링으로 연구한 결과다.
모리 교수는 “유라시아대륙에서 겨울철에 혹한이 잦은 원인은 지구 온난화”라고 지목했다. 유라시아 여름에 유난히 비가 잦은 이유도 같은 원인으로 풀이됐다.
연구팀은 북극해 얼음은 2030년 늦여름까지 더이상 결빙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유라시아 지역에 살을 에는 듯한 겨울 혹한이 앞으로 수십년 동안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북극의 찬 대기가 유라시아 대륙으로 남하하는 패턴이 계속되고, 기후변화는 평균 기온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바다는 색이 짙어 열기를 더 많이 흡수하며 해빙(海氷) 융해를 더 부추긴다.
이 과정에서 따뜻한 대기가 올라가고, 겨울철 북극 성층권에 형성되는 강한 회오리바람 ‘폴라보텍스’를 약화시켜, 냉기가 북극을 벗어나 아래로 내려오게 만든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연구는 “지구 온도 상승이 일부 지역에 강력한 폭풍우를 만들고, 다른 많은 지역에서 계절의 특징을 바꾸고 있다고 한 유엔(UN) 기후변화 과학자들의 전망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