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유흥·여행 지방으로
인터넷엔 ‘원정 유흥’ 문의·후기 글
수도권發 지역사회 연쇄감염 우려
“이기적 마음 탓 4단계 장기화될라”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서울에 사는 직장인 A(35) 씨는 이달 말 휴가를 내 가족들과 함께 ‘호캉스’(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를 갈 계획이다. 여러 호텔을 후보로 놓고 고민하던 A씨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다는 소식에 지방으로 가기로 마음을 바꿨다. 비싼 숙박비를 물고도 호텔 내 수영장이나 레스토랑 이용을 제대로 못 할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다. A씨는 “큰 마음 먹고 비싼 호텔에 가서도 배달 음식만 먹으며 ‘집콕’을 하느니 차라리 지방 여행을 하기로 했다”고 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대응해 수도권에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하기로 하자, 여름 휴가철을 맞은 20~30대가 지방으로 놀러가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짐도 이미 보이고 있다. 서울에서 클럽, 나이트, 유흥주점 등 유흥시설의 영업이 2주간 중단되는 등 사실상 ‘셧다운’(봉쇄) 수준의 조치가 도입되자, 원정 유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밤과 10일 새벽 한 클럽 관련 커뮤니티에는 수도권과 가까운 충북 청주시, 충남 천안시나 대구, 광주 등의 클럽에 대해 묻는 글들이 올라왔다. “출장 왔다”며 수도권을 피해 지방 클럽으로 원정 유흥을 갔음을 시사하는 글도 볼 수 있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지방 클럽에는 비수도권 1단계 방역수칙이 적용돼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영업한다’는 호객 글도 많았다.
이달 말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으면 지방 여행을 통한 이동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최근 성인 남녀 355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4.3%가 여름휴가를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휴가지 중에서 바다 지역이 63.6%의 응답률로 가장 많은 선호도를 나타냈다.
경기 하남시에 사는 직장인 B(36) 씨는 “4단계로 거리두기가 조정된다는 뉴스를 보고 걱정은 됐지만 마스크를 잘 쓰고,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 방역수칙만 철저히 지키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예정대로 이달 중순에 휴가를 내 (전남)여수시로 여행을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정 유흥이나 여행 등으로 수도권의 폭발적인 코로나19 확산세가 전국으로 퍼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9일 원정 유흥 파티 개최 소식이 알려져 뭇매를 맞고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 한 청주시의 한 클럽의 경우 지난달 서울 거주자 2명을 포함한 20대 3명이 클럽 방문 후 확진돼 지역 내 연쇄 감염으로 이어진 바 있다.
서울 마포구에서 아이 하나를 키우고 있는 유모(34) 씨도 “홍대 클럽 집단감염이 터진 뒤 인근 초등학교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등 난리가 난 적이 있다. 사태가 점점 커져 결국 유치원까지 원격수업으로 전환되지 않았느냐”며 “지금 놀고 싶다는 이기적인 마음 때문에 지방까지 코로나19를 확산시키면 4단계 상황이 장기화될 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378명으로 또 다시 사상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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