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업무 특정기간에 몰려 애로
고용부에 재량근로제 가능 질의
7월부터 5인 이상 기업으로 전면 확대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무제에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PEF들은 소규모 운용역들을 중심으로 기업 인수합병(M&A) 등 집중적인 근로가 필수적인 업무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획일적인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이 실정에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경영참여형 PEF들의 연합체인 PEF협의회는 지난주 고용노동부에 PEF 운용사들이 재량근로제 적용이 가능한 업종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을 포함한 공식 질의를 제출했다. 당장 7월 1일부터 계도기간 없이 확대 적용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업계가 서둘러 유권해석을 요청한 것이다. 지난 2013년 출범한 PEF협의회는 60여 곳의 PEF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
PEF가 적용을 희망하는 재량근로제는 업무 수행 방법을 근로자의 재량에 맡길 필요가 있는 업무에 대해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로 정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실근로시간과 관계없이 합의서에 명시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게 된다.
펀드 운용사들은 펀드 조성과 투자 검토부터 투자 결정, 계약 체결, 투자 집행 등에 집중적인 의사결정과 근로가 수반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투자 이후 매각 전까지의 일반적인 포트폴리오 기업 관리 등 업무에서는 유연하고 탄력적인 근로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집중 근로, 투자 수익률 인센티브가 선순환할 수 있는 투자업계 생리에 주 52시간 근로제가 들어맞지 않다는 시각이다.
현재까지는 시행령 및 고시 등을 통해 신상품·신기술 연구개발 등 14개 업무가 재량근로제 적용 대상 업무로 규정돼 있다. PEF 업무와 유사한 금융투자분석(애널리스트)과 투자자산운용(펀드매니저) 업무도 포함돼 있으나 추가적인 유권해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 중견 PEF 대표는 “당장 7월 시행을 앞두고 다소 급하게 질의를 보낸 것을 감안하면 해석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그동안 소극적으로 방어하는 차원에서 주 52시간 근무를 적용해야 할 것” 이라면서 “재량근로제가 시행된다해도 직원들의 출퇴근에 전혀 관여할 수 없는 방식을 채택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도 있다”고 말했다.
제도 미이행시 사업주가 형사책임을 지게 되는 법적 리스크도 큰 고민거리다. 또 다른 PEF 대표는 “GP(펀드 위탁운용사)로서 연기금 등 LP(출자자)로부터 출자를 받을 때 형사 고발건 등을 적시하도록 하고 있는데, 법적 다툼이 생길 경우 펀드레이징 등 PE 본연의 업무 자체가 힘들어지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어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일부 운용사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노무법인 등의 자문을 바탕으로 ‘주 52시간 초과 근무가 필요한 경우 반드시 관리자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등의 문구를 추가하며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하기도 했다. 재량근로제 적용 여부가 결론나기 앞서 소극적 대응에 나선 셈이다.
앞서 제도가 시행된 증권사 내 IB 업무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기간에 업무가 집중되고 해외 IB와 협력하는 일이 잦은 업무에 대해서도 주 52시간제가 적용되고 있어 재량근로제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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