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 평가 불이익요소 제거
정부 투자자보호대책 곧 주문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잡코인’을 대거 정리하고 나선 가운데, 금융당국 신고를 준비 중인 다른 거래소들도 이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거래소 존속을 위해서는 금융위원회 신고가 필요한데, 이를 위한 은행계좌 연결이 사실상의 전제조건이 ‘잡코인’ 정리로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폐지과정 개입은 불가하다면서도 투자자 피해 대책 강구는 주문할 방침이다.
업비트가 가상자산 30종에 대해 유의대상 지정 및 원화거래 종료 조치를 하겠다고 밝힌 11일 이후 가상자산 거래소와 발행업체들에는 상장폐지 가능성을 묻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추가적으로 정리가 예상되는 가상자산 목록까지 떠돌며 공포심이 높아지고 있다. 3월 이후 13종의 가상자산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빗썸도 14일 원루트네트워크를 상장폐지했다.
일부 발행업체는 유의종목에 지정되지 않았음에도 선제적으로 해명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달래고 있다. 업비트 원화마켓과 BTC마켓에 상장돼 있는 메디블록은 공식채널을 통해 “메디블록이 다음 유의종목 대상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을 지양해달라”고 당부했다.
발단은 역시 9월25일까지로 정해진 금융위원회에 신고다. 신고가 수리되려면 은행 실명확인 계좌가 반드시 필요한데 은행연합회의 가이드라인에는 거래소가 취급하는 코인의 안전성 평가가 포함돼 있다. 잡코인이 많을수록 거래소는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구조다.
문제는 정리 기준과 절차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업비트는 팀 역량 및 사업, 정보 공개 및 커뮤니케이션, 기술 역량, 글로벌 유동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내부 기준에 미달했다고 설명했지만,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상자산의 상장 및 상장폐지는 사적 영역”이라며 “신고도 하지 않은 거래소에 자본시장법에 적용되는 기준과 절차를 적용해달라고 할 권한이 없다”라고 말했다.
다만 당국은 비공식적으로 거래소 측에 잡코인 정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업비트 측에 정리 대상 가상자산의 목록을 제출해달라는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금융위가 이번주부터 실시하는 가상자산 거래소 현장실사에서도 관련한 주문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