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퇴직땐 7~8억 지급
신입연봉은 5000만원대
보험영업 만성 적자에도
임금·성과평가 개선 없어
보험사들이 희망퇴직을 크게 늘리고 있다. 동시에 고액의 초임을 내세운 신입사원 채용에도 적극적이다. 직원 고령화를 막기 위한 고육책이지만, 만성적 고비용 구조를 벗어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만 45세까지 희망퇴직 문턱을 낮춘 KB손해보험은 퇴직자들에 33개월에서 최대 36개월치 임금을 특별 퇴직금으로 준다.
전직지원금(2400만원) 또는 자녀 학자금(최대 2명 학기당 350만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본인 및 배우자 건강검진비(120만원)도 지급한다. 근속 25년 이상이고 퇴직금 중간정산 없이 퇴직하는 경우 보상 규모가 7~8억원에 이르는 직원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KB손보에 앞서 지난해 KB금융그룹에 인수된 푸르덴셜생명과 현대해상 한화손해보험 등도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이들 회사는 최대 30~36개월의 급여를 퇴직 위로금으로 지급했다.
성과급 비중이 큰 증권사를 제외하면 보험사의 평균급여는 국내 금융권에서 가장 높다.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2800만원에 달하고, 삼성생명 1억700만원, 삼성화재 9894만원 등 상위사들도 1억원 안팎이다.
국내 보험사의 연봉은 일본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일본 보험사 가운데 연봉이 가장 높은 도쿄해상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1245만엔(약 1억2654만원), 솜포(SOMPO)홀딩스보험사는 1107만엔(약 1억1249만원) 정도다.
보험사의 희망퇴직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저금리 지속, 디지털화에 따라 조직 효율성을 높인다는 차원이다. 하지만 평균연봉이 워낙 높아 희망퇴직 비용부담도 날로 커지고 있다. 2019년 중소형사인 롯데손해보험은 명예퇴직으로 무려 613억원의 퇴직금을 지출하기도 했다.
희망퇴직으로 항아리형 인력 구조 개선을 꾀하고 있지만, 연공서열 중심의 고임금 구조에는 변화가 없다. 희망퇴직을 실시한 KB손보는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 중이다.
KB손보의 대졸 초임은 5000만원대 중반대로 알려진다. 다른 대형 보험사들도 대부분 5000만원을 넘는다. 하지만 보험영업에서 만성적인 적자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의 임금체계나 성과보상에 대한 혁신은 없다.
5000만원 넘는 초임을 받으며 입사한 신입사원들은 안정된 고용을 바탕으로 15년 후 다시 항아리형 인력구조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초임이 높아진 만큼 지금보다 희망퇴직금 규모도 훨씬 커질 수 있다. 한희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