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관광재단 강서 미술,항공,식물 소개

항공 역사를 한눈에 ‘국립항공 박물관’

천원지폐 속 겸재 정선, 궁산,양천향교

4계절 푸른 서울식물원, 정원문화 한눈에

소악루에서 바라본 한경 풍경. 겸재 정선은 궁산에 올라 안현석봉과 소악후월을 그렸다.
소악루에서 바라본 한경 풍경. 겸재 정선은 궁산에 올라 안현석봉과 소악후월을 그렸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세종~성종 조선이 빛나던 시절 인문학의 거두이자 문신이던 서거정(1420~1488)은 가양,염창,안양천을 무대로 한 ‘양진낙조’를 우리나라 최고 해넘이 풍경으로 묘사한바 있다.

일조량이 많고 햇살이 강해, 햇볕에 햇볕을 더한 가양, 소금 보관하기 좋아 설치한 소금창고 염창, 탁트인 벌판과 대기 속에서 달빛도 고와 신월, 해 좋은니 벼가 잘 자라 화곡이었다.

강서양천 지역의 현령을 지내기도 했던 겸재 정선이 금강산, 낙동강 만 그리지 않고, 서울을 가장 많이 그렸다는 사실은 지하철 타고 강서여행을 해봐야 알 수 있다.

겸재정선 미술관
겸재정선 미술관

서울 강서구는 조선 시대 양천현 지역이었다. 바다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물길에 자리하고 있어 한양이 중시하던 곳이었다.

‘강서’라는 표현이 매력적이지 않아 “거기 뭐 있나?”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많은 매력을 갖고도 서울에서 가장 겸손한 곳으로, 겸재 정선 미술관과 궁산, 녹색 힐링 명소인 서울식물원, 첨단연구단지에 들어선 스페이스K 미술관, 항공의 역사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국립항공박물관까지 팔방미인의 면모를 자랑한다. 다음은 서울관광재단이 소개하는 강서의 핫플레이스들.

▶겸제의 한강 사랑= 강서구에 겸재정선미술관이 들어선 이유는 정선이 65세가 되던 해인 1740년부터 1745년까지 양천현령을 지내며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겸제 정선 미술관
겸제 정선 미술관

그는 60대 후반에 나이에도 불구하고 현령을 지내며 한강 일대의 풍경을 그린 ‘경교명승첩’과 양천현아 근처에서 조망되는 아름다운 장소 8곳을 선별하여 그린 ‘양천팔경첩’을 남겼다. 정선의 업적을 기리고 문화를 계승 발전시키고자 2009년에 양천현아지 인근에 겸재 정선 미술관을 개관했다.

겸재는 사실주의 화풍 진경산수화의 대표적 화가이다. 내금강을 둘러보고 그린 ‘금강전도’가 대표작이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하지만 무심코 지나치는 겸재 정선의 작품이 있으니 바로 천 원짜리 지폐 뒷면에 있는 ‘계상정거도’이다. ‘계상정거도’는 앞면의 인물인 퇴계 이황 선생이 머물던 도산서원을 중심으로 그 주변 모습을 담은 그림이다. ‘시냇물이 흐르는 곳에 고요히 지내다’라는 작품 이름처럼 산이 병풍처럼 늘어섰고 앞에는 강이 흐르고 가운데에 아늑하게 자리한 암자가 그려진 그림이다. 겸재정선미술관에 방문하기 전에 천 원짜리 지폐를 꺼내 그림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여행의 묘미가 될 것이다.

공군 창설의 근거가 된 광복군 비행대 독립신문 뉴스
공군 창설의 근거가 된 광복군 비행대 독립신문 뉴스
국립항공박물관 조종사 비행체험
국립항공박물관 조종사 비행체험

▶남녀노소 조종사가 되는 곳, 하늘을 직접 날아보는 곳, 국립항공박물관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신문은 ‘대한이 처음으로 가지는 비행가 6인’이라는 제목으로 조종사 복장을 한 7명의 사진을 실었다. 임시정부의 군무총장이었던 노백린은 레드우드 비행학교에서 조종술을 배우고 있는 한인 청년들을 만나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비행학교 설립에 함께하기를 제안했다. 이들은 흔쾌히 수락하였으며 소식을 전하기 위해 찍은 기념사진이 독립신문의 대서특필된 것이다. 빛바랜 사진 속 대원들의 모습이 늠름하다. 광복군 창설 당시 비행대가 편성된 것은 공군의 출범으로 이어졌다.

1층의 전시관을 지나 2층으로 올라가면 블랙이글탑승체험, 조종관제체험, 기내훈련체험, 항공레포츠체험, 어린이공항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활주로를 재현한 컴퓨터 그래픽이 나타난다. 비행기를 이착륙하는 운전을 해볼 수 있는데 계기판을 보며 고도를 맞춰 착륙을 시도한다. 항공레포츠체험은 가상현실을 이용하여 경량항공기, 패러글라이딩, 행글라이딩, 드론레이싱 등을 탑승해보는 4D 체험공간이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향교. 문묘 성균관의 강서 캠퍼스 격이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향교. 문묘 성균관의 강서 캠퍼스 격이다.

▶궁산 소악루 양천향교= 미술관 3층의 출구로 나와 뒤편에 있는 궁산에 오른다. 궁산 진입로에서 소악루까지 약 10분 남짓 소요된다. 겸재 정선은 궁산과 관련된 작품을 2개 남겼다. 궁산에 올라 강 건너편에 있는 안현의 봉화불을 바라본 전경을 그린 ‘안현석봉’과 궁산 동쪽 기슭에 있던 소악루에서 달이 뜨는 풍경을 감상하는 그림을 그린 ‘소악후월’이다.

당시 소악루에 오르면 서대문 안산, 인왕산, 남산, 관악산 등이 한눈에 보이며 한강 줄기가 끝없이 이어졌다고 한다. 지금의 서울 풍경은 개발로 인해 많이 바뀌었지만, 정선의 그림을 통해 300년 전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재현된다.

궁산에서 내려오면 양천향교로 향한다. 서울시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향교이다. 정면에 명륜당을 마주하며 양옆으로 서재와 동재가 서 있고, 명륜당 뒤로 공자의 위패를 모시는 대성전이 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조용한 동네 골목길에 아늑하게 자리한 모습이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해준다. 향교에서는 지역주민들과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강서구에 있는 서울식물원
강서구에 있는 서울식물원

▶세계 12개 도시 식물을 한 번에, 서울식물원= 서울식물원은 마곡에 첨단산업지구를 세우고 그 한가운데 생태, 문화를 융합한 식물원을 조성하는 프로젝트에 의해 건립되었다. 해외여행이 따로 없다. 열린 공원, 호수원, 습지원, 주제정원, 온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열대 및 지중해에 있는 12개 도시의 식물을 전시했다.

온실의 절반은 열대관, 나머지 절반은 지중해관으로 나누어져 있다. 열대관은 적도 근처에 위치하여 평균 기온이 18도 이상인 나라에 분포하는 식물을 가꾸어놓았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인도보리수, 베트남 하노이의 망고, 콜롬비아 보고타의 코코넛야자, 브라질 상파울루의 빅토리아수련이 대표 식물로 이중 아마존의 밀림을 재현한 상파울루 구간이 열대관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한다.

열대관을 지나면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는 지중해관으로 들어선다. 스페인, 미국, 이탈리아, 그리스, 호주,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우즈베키스탄의 식물이 분포되어 있는데, 지중해의 상징인 올리브나무가 우뚝 선 모습이 눈에 띈다.

열대관 끝자락에는 굵은 몸통 속에 물을 3톤 이상 머금을 수 있어 아프리카 원주민에게 물을 제공한다는 바오밥나무도 관찰할 수 있다. 나무 앞에는 어린왕자 동상이 관람객을 맞이하는데 그 이유는 잘 알 것이다. 지중해관을 지나면 스카이워크를 따라 열대관 위를 지나는데, 화려한 정글이 한눈에 보인다.

우리나라 정원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경험할 수 있는 주제정원도 또 다른 볼거리다. 참억새, 실새풀 등이 바람이 불 때마다 부딪히며 내는 소리를 즐기는 바람의 정원,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심은 오늘의 정원, 한때 흔했지만 점차 잊힌 식물을 가꾼 추억의 정원, 자연을 정원으로 끌어들이는 한국 정원의 철학인 차경을 엿볼 수 있는 사색의 정원 등 총 8개의 주제로 꾸며졌다.

▶건축물이 하나의 예술 작품 같은 스페이스K 서울= 연구 및 업무 단지가 주를 이루는 고층 건물이 늘어선 마곡지구에 낮은 지붕을 한 콘크리트 건물이 들어섰다. 코오롱사가 만든 미술관 스페이스K이다. 코오롱은 2018년 마곡산업단지에 ‘코오롱one&only타워’를 건립하면서 근처에 공공기여 형식으로 미술관을 건축해 지난해 9월에 개관했다. 코오롱사는 미술관을 서울시에 무상으로 기부하였고, 20년간 운영을 도맡는 방식으로 추진되어 미술관 이상의 사회 공헌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상징적인 공간이 되었다.

스페이스K는 고래가 물 밖으로 살짝 고개를 내민 것처럼 곡선으로 이루어졌다. 75m 길이의 곡면 벽에 아치 형태로 뚫린 벽면은 미술관과 공원을 연결하는 입구 역할을 한다. 자연스럽게 공원의 녹지와 옥상이 연결되면서 미술관 자체도 공원의 일부처럼 다가온다. 내부의 전시공간은 작품 20여 점이 전시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되었다. 3개의 뚫린 천장을 통해 자연 채광이 되면서 하얀색 벽면으로 이루어진 공간이 더욱 밝고 환한 분위기를 만든다.

오는 24일부터 영국 출신의 개념 미술가 ‘라이언 갠더’의 개인전인 ‘변화율’이 개최된다.

스페이스K 주변엔 미술관옆 맛집이 즐비하다. 마곡중앙6로 부근에는 빈티지한 카페와 뉴트로 감성을 담은 음식점 등이 분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