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감언이설로 제품 팔아놓고…고장나서 연락하면 AS 나몰라라 일부업체 콜센터는 전화도 안돼…고객들 울며 겨자먹기식 재구입
대전에 거주하는 김모(50ㆍ여) 씨는 지난해 TV홈쇼핑에서 구매한 A사 온열매트를 수리하기 위해 최근 A사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사흘 내내 틈나는 대로 통화를 시도했지만, A사 측은 끝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결국 김 씨는 온열매트를 구매한 제조사가 아닌 TV홈쇼핑과 연락해 제품을 교환 받기로 했다. 김 씨는 “구입 한달만에 매트의 온열장치가 고장난 것도 황당한데, (애프터서비스(AS) 문의)전화조차 받지 않는 건 문제 아니냐”고 말했다.
겨울철 필수품인 온열매트. 하지만 일부 제조사의 경우 제품이 고장나도 연락을 받지 않는 등 애프터서비스에 소홀해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제조사 AS 등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없이 ‘일단 팔고 보자’는 TV홈쇼핑의 안일함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비단 김 씨 만의 일이 아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는 온열매트 AS에 대한 불만 글이 수십 건을 넘는다. AS 기간이 지나치게 짧다거나, 콜센터와 통화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대다수다. 일부 제조사는 AS를 맡겨도 수리 기간이 한달 넘게 걸린다.
인천에 사는 한 구매자는 “겨울이 다 지나가는데도 콜센터와 통화가 안돼 매트를 새로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며 “그런데도 제조사는 며칠전 TV홈쇼핑을 통해 같은 물건을 판매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구매자는 “열을 내는 제품이라 화재의 위험성이 높은데도 사후 처리는 안중에 없고 판매만 급급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실제 본지 기자가 A사 콜센터에 여러차례 전화를 걸었을 때에도 ‘온라인 AS 신청이 더 빠르다’는 통화 연결음만 이어지고 상담원은 연결되지 않았다. A사 홈페이지 내 AS게시판에는 하루 평균 100여건 상당의 글이 올라왔다. 답변을 받으려면 약 이틀이 걸렸다.
문제는 온열매트 구매층이 대부분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중ㆍ노년층이라는 점이다. 중소규모 제조업체의 경우 온라인 AS센터가 없는 경우도 적지않다. 김 씨는 “젊은 사람들이야 인터넷 세대라 온라인 접수가 편하겠지만 우리같은 사람들은 전화가 편하다”며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A사 제품을 판매한 TV홈쇼핑 관계자는 “온열매트 자체가 계절상품이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AS가 몰린다”며 “제조사와의 전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봄ㆍ가을 등 온열매트에 대한 수요가 적은 계절에 전화를 받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접수된 TV홈쇼핑 관련 소비자 피해는 374건으로 드러났다. 이는 2010년 209건의 두배에 육박한다. 또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최근 3년간 접수된 TV홈쇼핑 소비자 피해 926건을 분석한 결과, 품질 불량과 AS 부실이 44.7%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TV홈쇼핑 피해는 상당기간 경과한 후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 발생 시 입증이 곤란하다”며 “온열매트 피해 사례를 따로 조사하지 않아 얘기하기 조심스럽지만, 적어도 TV홈쇼핑에서 협력사 물건을 판매할 땐 철저한 AS 검증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