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능력 따른 보상 앞세워
‘공정 가치’로 기업 변화 앞장
지방 공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A씨(35세·서울시 강동구)는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익명게시판에 서울로 이직할 방법에 대한 조언을 얻으려 글을 올렸다. 부족한 인프라와 직장·집으로 점철된 일상이 무료하고 발전 없는 삶을 야기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관련기사 3면
같은 처지에 놓인 또래 직장인들의 진심어린 공감대가 형성됐다. 지방살이에 대한 고단함에 대한 위로를 시작으로 구체적인 이직 정보와 자가학습에 대한 충고도 잇따랐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의 합성어인 ‘MZ세대’의 슬기로운 직장생활이 기업과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그들의 지향점은 ‘워라밸(Work-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을 넘어 ‘워라블(Work-Life Blending·일과 삶의 융합)’로 발전했다.
이는 일과 여가를 동시에 추구해야 개인의 삶을 만족스럽게 영위할 수 있다는 새로운 흐름으로 인식된다. 여기엔 새로운 출발을 위한 계획된 퇴사, 성장이 가능한 업무 활동, 수익이 보장되는 취미활동 등이 포함된다. 이른바 ‘업글인간(업그레이드+인간)’, ‘덕업일치(덕질=직업)’로 불리는 신세대의 사고방식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3040 밀레니얼과 X세대는 업무를 ‘생활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비율이 각각 28.5%, 28.7%로 비교적 높았다. 반면 20대 초반인 Z세대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성취와 보람을 느끼는 것(27.1%)’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 차이’에 대한 기성세대의 푸념도 점차 사라지는 분위기다. 온라인과 비대면에 익숙한 MZ세대들이 기업 활동의 전면에 나서면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발단이었지만, ‘틀에 얽매여선 발전이 없다’는 세계 경제의 추세에 국내 기업들이 발을 맞췄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이들은 ‘공정의 가치’를 앞세워 사무연구직 노동조합을 설립하며 기업 체계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평생직장이 아닌 부당한 현실에 물음표를 던지고 경영진의 실책과 조직 문화까지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이다.
김강식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은 산업화 시대에 정립된 경제 활동보다 개인의 성과와 능력에 따른 보상을 원칙으로, 절차의 공정성을 추구해야 한다”며 “집단적이고 획일적인 근로환경보다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개인화된 보상 체계가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정찬수 기자
